‘농약 사이다’ 피의자 할머니 구속에 시골마을 ‘충격’

‘농약 사이다’ 피의자 할머니 구속에 시골마을 ‘충격’

입력 2015-07-20 19:45
수정 2015-07-20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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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니는 사람없고 적막감만…”왜 이렇게 됐는지 원망스럽다”

상주 ‘농약 사이다’ 사건의 피의자 박모(82) 할머니에 대한 구속영장이 20일 발부되자 마을 주민과 주변 사람들은 충격에 빠졌다.

이날 독극물 사건이 발생한 상주시 공성면 금계리 마을은 돌아다니는 사람이 전혀 없고 적막감만 감돌았다.

마을 주민은 42가구에 86명이고, 주민 30%가 박씨를 성을 가진 박씨 집성촌이다.

마을회관 입구에는 성인용 보행기, 모자, 옷 등이 놓여져 있고, 의경 2명이 폴리스라인에서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박 할머니의 2층 주택 대문 앞에는 소주병, 재활용품 등이 쌓여 있어 사람 왕래가 없었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박 할머니가 가꾸는 꽤 넓은 텃밭이 집을 둘러싸고 있고, 주민 가운데 한 명이 텃밭을 관리해 준다고 했다.

일부 주민은 이미 대문을 자물쇠로 걸어 잠근 채 자녀들이 사는 외지로 임시 거처를 옮기기도 했다.

집 마당에서 일을 하던 한 주민은 “조용한 마을에 무서운 사건이 터졌으니 모두 무섭기도 하고 혹시 범인으로 오인받을까봐 서로 만나지도 않는다”며 “평온했던 마을이 왜 갑자기 이렇게 됐는지 원망스럽다”고 한탄했다.

황무연 마을이장은 영장발부 내용을 상주시에 알리는 등 분주하게 움직였으나 마을 안정을 찾는 게 급선무라며 말을 아꼈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70대 할아버지는 “박 할머니가 범인이라고 믿을 수 없다”면서 “너무 불안하다. 마을 안정을 위해 신속한 수사가 이뤄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피해자 할머니 6명 중 유일하게 의식을 회복했지만 입원 치료 중인 신모 할머니는 “(박 할머니가) 그렇게 했다고 믿기 어렵다. 그럴 이유도 없다”며 박 할머니의 범행 가능성을 인정하지 않았다.

또 “독극물 범죄를 저질러 놓고 평생 같이 지내온 친구들이 쓰러져가는 모습을 태연히 볼 수 있단 말인가”라며 “(박 할머니는) 그렇게 독한 사람이 아니다”고 했다.

’구속영장을 보면 사건 전날 10원짜리 화투를 치다가 돈을 잃어 할머니 한명과 싸웠다’는 내용이 있다고 설명해주자 신 할머니는 “전날 싸운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화투 치면서 싸운 적이 없고 (박 할머니는) 싸우는 사람이 아니다. 순한 분이다”며 “아무리 생각해도 그런 짓을 할 이유가 없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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