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불량 의사가 프로포폴 다량 구매…일부 밀수출

신용불량 의사가 프로포폴 다량 구매…일부 밀수출

입력 2012-10-30 00:00
수정 2012-10-30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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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의사 도장 파서 거래…벤츠에 앰플 120병 보관

신용불량 상태의 의사가 다른 의사 도장을 파서 속칭 ‘우유주사’로 불리는 수면유도제 프로포폴을 다량 구매하고 중국으로 일부 밀수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병원 직원은 프로포폴 수십병을 팔아 명품 가방과 보석류를 챙긴 혐의로 기소됐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박성진 부장검사)는 프로포폴을 불법 유통ㆍ소지한 혐의(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위반)로 의사 조모(44)씨와 병원직원 조모(43)씨를 구속기소하고 피부관리사 장모(32.여)씨를 불구속 기소했다고 30일 밝혔다.

검찰은 또 의사 조씨로부터 프로포폴을 상습 투약한 김모(27.여)씨를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의사 조씨는 지난 9월 한 달간 서울 강남일대 모텔이나 주택가 등지에서 김씨 등 6명에게 16차례에 걸쳐 프로포폴과 미다졸람, 케타민을 투약해준 혐의를 받고 있다.

조씨는 이들에게서 930만원을 챙겼고 주사를 놔주는 대가로 4천600만원을 더 받기로 한 것으로 드러났다.

상습 투약자 김씨는 지난 9월11일 1병당 20㎖인 프로포폴 앰플 20병과 미다졸람 앰플 5병을 한꺼번에 투약한 것으로 조사됐다.

조씨는 지난 9∼10월 의약품 도매업체 U사의 경리직원으로부터 프로포폴과 미다졸람, 케타민 등 앰플 375병(8천690㎖)을 공급받고 200여만원을 지급한 혐의도 받고 있다.

또 올 1∼9월 모두 10차례에 걸쳐 프로포폴 앰플 20병을 여행용 가방에 숨겨 중국 상하이로 출국한 혐의도 있다. 검찰 관계자는 “밀수출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씨는 지난 9일 검찰에 체포될 당시 자신의 벤츠 승용차 트렁크와 가방에 프로포폴 앰플 120병과 케타민 40병, 미다졸람 80병을 보관하고 있었다.

조씨는 지난 2009년 서울 강남에서 성형외과를 운영하다 프로포폴 과다 투여로 환자가 사망하는 바람에 병원을 폐업하면서 신용불량자로 전락했다. 이후 강남의 N성형외과 병실을 빌려 원래 알던 자신의 고객들에게 성형수술을 해 왔다.

조씨는 정상적인 경로로 프로포폴을 구매할 수 없게 되자 N병원 원장 박모씨의 도장을 파서 구매서류에 찍고 프로포폴을 사들인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병원 직원 조씨는 이모씨에게 올 4∼10월 14차례에 걸쳐 50㎖ 프로포폴 앰플 90병을 공급하고 현금 2천760만원과 수천만원에 상당하는 다이아몬드 목걸이 세트, 에르메스·프라다 명품가방 등을 대가로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수사관계자는 “프로포폴에 중독되면 소량이라도 수천만원씩 주고 산다”고 말했다.

조씨는 또 다른 이모씨에게도 50㎖ 프로포폴 앰플 11병과 20㎖ 프로포폴 앰플 10병을 팔고 390만원을 챙겼다.

검찰은 조씨의 부탁을 받고 중간에서 프로포폴을 전달한 같은 병원 피부관리사 장모(32.여)씨도 함께 불구속 기소했다. 장씨도 체포 당시 주거지 냉장고에 50㎖ 프로포폴 앰플 5병을 보관하고 있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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