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덴빈 관통…‘물폭탄’으로 곳곳 침수

태풍 덴빈 관통…‘물폭탄’으로 곳곳 침수

입력 2012-08-30 00:00
수정 2012-08-30 15:39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지리산 지나 강원 남부에 영향…내일까지 호우 “볼라벤 이어 또 피해” 농어민들 망연자실

뒤늦게 한반도에 도착한 제14호 태풍 ‘덴빈(TEMBIN)’은 강풍과 더불어 많은 비를 뿌리면서 인명 및 재산 피해를 안겼다.

초강력 15호 태풍 ‘볼라벤’이 할퀴고 간 상처를 채 추스르기도 전에 또다시 자연재해를 입은 농어민들은 무심한 하늘을 쳐다보며 원망했다.

일부 학교는 휴업하거나 단축수업을 했다.

◇서남해안지역 ‘물 폭탄’

태풍 덴빈은 전라남북도 지역을 지나면서 물 폭탄을 터뜨렸다.

이 때문에 곳곳에서 물난리가 났고 일부 지역은 물바다로 변하다시피 했다.

광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30일 오후 1시30분 현재 강우량은 진도(첨찰산) 235mm를 최고로 신안(지도) 211mm, 진도 205mm, 영광 173mm, 목포 172.9mm, 무안 161mm, 광주 117.5mm 등이다.

가장 많은 비가 내린 진도에서는 읍내 조금리 등에서 침수피해가 속출했다.

목포 도심에서도 죽교동, 북항동, 상동 시외버스터미널, 2·3호 광장 등 저지대 일대 도로가 물에 잠겨 통제됐다.

3호 광장 저지대에서는 가옥 20여 채가 침수됐다는 신고가 들어왔다.

목포 시내가 물에 잠긴 것은 1999년 여름 이후 13년 만이다.

영광에서도 군남·법성면 등에서 침수피해 신고가 잇따랐다.

전북지역도 마찬가지였다.

새만금 지역에 215㎜의 비가 쏟아졌다.

군산과 정읍, 부안 등에도 200㎜ 안팎의 강한 비가 내려 저지대 주택과 도로가 물에 잠기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전주에서는 전주천과 삼천의 효자교, 마전교 등 언더패스(다리 밑을 지나는 도로) 5곳이 물에 잠겨 통제됐다.

◇대형 철문 쓰러져 1명 사망

태풍의 영향으로 강한 돌풍이 불면서 대형 철문이 넘어져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30일 오전 11시7분께 전남 영암군 삼호읍 대불산업단지 안 D 중공업(조선 블록 전문업체)에서 대형 철문(’빅 도어’)이 공장 안쪽으로 쓰러져 장모(52·여)씨가 깔려 숨졌다.

인근에 있던 근로자 5명도 크고 작은 상처를 입었다.

◇항공편 결항·휴교·각종 행사 취소

태풍이 몰고 온 강한 비바람을 이기지 못하고 30일 제주 하늘길이 막혔다.

이날 오전 제주공항 항공편이 대거 결항한 데 이어 오후 2시 현재까지 국내선 도착 66편, 출발 65편 등 모두 131편이 결항했다.

제주와 다른 지방을 연결하는 5개 항로의 여객선과 제주∼부속섬을 잇는 소형 여객선의 운항도 높은 파도로 묶였다.

수업에도 차질이 빚어졌다.

제주도 각급 학교들은 휴업하거나 등교시간을 조정했다.

제주도 초등학교 중에서 15개 학교가, 고등학교는 제주 중앙여고가 휴업했다. 중학교는 17개 학교가 등교시간을 조정했다.

전북도교육청도 이날 각급 학교에 단축수업 또는 조기 귀가 등 필요한 조처를 하도록 했다.

각종 지역 행사도 취소되거나 뒤로 미뤄졌다.

30일 광주 남구에서 열릴 예정이던 8·15 남구통일축전행사는 연기됐다.

광주시는 이날 시청 광장에서 시민에게 김장 배추 모종 나눠주기 행사를 열 계획이었으나 태풍 피해 복구 등을 위해 잠정 연기했다.

무등산 수박축제 역시 9월 1~2일로 예정된 일정이 전면 취소됐다.

◇지리산 지나 자정께 강원도 진출

덴빈은 이날 오후 1시 현재 전남 순천 부근 육상에서 시속 40㎞의 빠른 속도로 북동진하고 있다.

현재 중심기압 992헥토파스칼(hPa)에 최대풍속 초속 23m로 세력이 약해졌다. 강풍반경도 170㎞로 소형이다.

덴빈은 이날 오후 지리산을 지나 자정에는 강원도 남부지역까지 진출할 전망이다.

31일 오전에는 강릉 동쪽 해상으로 빠져나갈 것으로 기상청은 내다봤다.

기상청은 31일까지 중부지방과 전라남북도, 경북 북부, 경남 남해안에 30∼100㎜, 경상도 나머지 지역에 20∼60㎜의 비가 더 내릴 것으로 전망했다.

서해안과 강원 영동, 영서 남부 지역은 150㎜ 이상 오는 곳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