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셸 리 워싱턴 교육감 ‘미완의 개혁’ 남기고 전격사퇴

“지난 3년 반 동안 격변의 세월을 거치고 교육감 자리를 떠나는 것은 가슴 아프지만 빈센트 그레이(워싱턴DC시장 민주당 후보)는 자신의 비전을 공유하는 팀과 일할 권한이 있습니다.”

미국 워싱턴의 교육개혁을 강력히 추진해 온 한국계 미셸 리 교육감이 13일(현지시간) 전격 사퇴했다. 리 교육감은 차기 워싱턴 시장으로 사실상 굳어진 그레이 워싱턴 시의회 의장, 에드리안 펜티 시장 등과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이같이 소감을 밝혔다. 리 교육감은 이 자리에서 “교육개혁을 계속해 나아가기 위한 최선의 방법은 현재의 개혁가(미셸 리 자신)가 물러나는 일이라는 데 의견 일치를 봤다.”며 사임을 발표했다.

이로써 미국에서 가장 ‘엉망’인 워싱턴의 공교육 개혁을 책임져 온 리 교육감은 개혁을 미완성으로 남긴 채 떠나게 됐다. 주위의 반대 속에 무능교사 퇴출, 우수 교사 발굴·지원, 최저 수준의 학교 폐쇄, 학생들의 성적 향상과 교사들 성과 평가 연계 등 다각도의 교육개혁을 단행했으나 이들 조치들이 일궈낼 결실들은 후임자 몫으로 넘긴 것이다.

리 교육감은 “앞으로 미국의 어린이들을 위해 계속 봉사할 것”이라면서 “지난 3년 반 동안 배운 것 가운데 하나는 해야 할 일이 엄청나게 많다는 점과 교육개혁이 계속 되기를 원하는 사회공동체가 무척 많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리 교육감은 사퇴 직후 블로그와 트위터, 페이스북 계정을 만들고 앞으로 미국의 공교육 개혁을 위한 메시지를 계속 전파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블로그를 통해 네티즌들에게 “교육개혁의 구상을 공유하자.”고 제안하고 각자 이메일을 등록해 개혁의 메시지를 친구와 주변 사람들에게 전파해 줄 것을 당부했다.

그레이 의장은 회견에서 흑인여성인 카이야 헨더슨 부교육감을 임시 교육감에 임명했다.

워싱턴 김균미특파원 kmkim@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