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담도 개발’ 고비마다 文위원장 ‘도움’

‘행담도 개발’ 고비마다 文위원장 ‘도움’

입력 2005-05-25 00:00
수정 2005-05-25 07:38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한국도로공사의 행담도 개발사업 의혹이 24일 문정인 대통령 직속 동북아시대위원장까지 간여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일파만파의 파문을 낳고 있다.13%의 개발이익을 위해 손실 전액을 떠안는 부담을 마다않은 도로공사의 계약체결 과정부터 문 위원장이 행담도개발㈜의 외자유치에 추천서를 써 준 경위 등 석연치 않은 대목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문 위원장의 아들이 행담도개발에 근무하고 있는 점도 의혹을 키우기에 충분하다. 행담도 개발사업 관련 의혹을 짚어본다.

문정인과 김재복 커넥션?

감사원 감사 과정에서 드러난 문 위원장과 김재복 행담도개발 사장의 관계가 의문사항으로 떠올랐다. 문 위원장과 김 사장의 드러난 ‘관계’는 현재까지 세 가지 대목으로 압축된다.▲행담도개발이 지난해 9월 미국에서 8300만달러의 채권을 발행할 때 문 위원장이 추천서를 써준 것 ▲지난 2월 불공정계약 문제를 놓고 도공과 행담도개발측이 분쟁을 빚을 당시 문 위원장이 중재역할을 한 것 ▲문 위원장의 아들이 올해 1월부터 행담도개발에 근무중인 것 등이다.

문 위원장은 24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서남해안 개발계획(S프로젝트)에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해 추천서를 써주었다.”라고 해명했다. 김 사장과는 지난해 동북아위원회가 S프로젝트를 입안할 때 그가 자문을 해주면서 알게 됐다고 했다. 하지만 도공과의 관계도 잘 모르는 상태에서 단순히 싱가포르 자본 유치에 유리할 것이라는 판단에 따라 개인사업자에 불과한 김 사장에게 추천서를 써주고 이후 도공의 새 경영진에게 사업추진을 거듭 당부한 점 등은 석연치 않다.

도공의 불공정계약 강행 배경

도공이 행담도 개발사업을 위해 싱가포르 투자회사 에콘의 자회사인 EKI와 자본투자협약을 맺으면서 예상수익보다 훨씬 많은 위험을 감수하는 이른바 ‘풋 백 옵션’ 방식으로 계약을 체결한 배경을 밝혀내는 것이 관건이다. 도공이 지난해 1월 계약을 강행할 당시 오점록 전 사장은 이사회에서 “이번 사업과 관련해 여러가지 안전장치를 해 놓았다. 어떤 불이익도 없는 면밀한 장치를 해 놓았다.”라고 강조했다. 행담도개발측이 단 한푼의 손해도 보지 않도록 계약하고도 도공 역시 ‘불이익 차단장치’를 해 놓았다는 논리가 쉽사리 납득되지 않는다. 따라서 이 ‘안전장치’의 구체적 내용 역시 밝혀져야 할 사안으로 보인다. 도공 주변에서는 김재복 사장의 투자회사 EKI가 향후 3억달러의 채권을 발행하는 동안 도공이 사업에서 손을 떼지 않는다는 신용보증계약까지 맺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어 진위여부도 확인해야 할 것 같다.

고위인사 인사청탁 의혹

인사청탁 의혹도 낳고 있다. 문 위원장의 아들은 올 1월부터 행담도개발에 근무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문 위원장의 아들은 미 펜실베이니아대 경제학과 출신으로 졸업 후 미국 LA에서 일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측은 “실력이 탁월해 채용했다.”고 해명하고 있다. 하지만 해외 유학파로 경력까지 갖춘 인재가 공직자인 아버지와 연관된 회사에 취업했다는 게 선뜻 납득이 안 된다는 얘기다. 더욱이 오 전 사장의 아들 역시 이 회사에서 근무한 것으로 알려져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오 전 사장의 아들은 지난해 5월부터 올해 3월까지 이 회사에 근무했다.

진경호 강혜승기자

jade@seoul.co.kr
2005-05-25 22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