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탈리아 북부 돌로미티의 최고봉 마르몰라다의 빙하 덩어리가 3일(현지시간) 떨어져 나가 아래에 있던 등반객들을 덮쳐 적어도 5명이 목숨을 잃고, 8명이 다쳤다.
이탈리아 국립 알파인동굴구조대 제공 AP 연합뉴스
알프스 산맥의 이탈리아 쪽 돌로미티에서 3일(현지시간) 빙하 덩어리가 떨어져 나와 등산객들을 덮쳐 적어도 6명이 숨졌고 밤샘 수색에도 19명이 실종된 상태라고 영국 BBC가 다음날 전했다. 빙하가 쏟아져 내리며 아래에 있던 자갈, 눈과 섞여 구르는 이른바 세락(serac) 현상 때문에 인명 피해가 커졌다.
공영방송 라이(RAI)는 부상자가 9명이나 되면 이 가운데 두 사람은 중상이라고 보도했다.
앞서 이탈리아 국립 알퍄인·동굴구조팀은 트위터에 돌로미티의 최고봉인 마르몰라다 지역에서 수색,구조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오스트리아와 접한 트렌티노알토 아디제 자치주에 걸쳐 있는 마르몰라다 봉은 ‘돌로미티의 여왕’으로 불리며 해발 고도 3343m로 한여름에도 정상 주변을 덮은 만년설을 볼 수 있는 곳이다. 사람들이 변을 당한 곳은 ‘푼타 로카(Punta Rocca)’로 불리는 산악인들과 하이킹족들이 마르몰라다 정상에 이르기 위해 즐겨 찾는 루트였다.
빙하가 떨어져 내린 이유는 아직 명확하지 않지만, 6월 말 이래 이탈리아를 엄습한 폭염이 하나의 요인일 수 있다고 구조대 대변인 발터 밀란은 라이 방송에 말했다. 전날 빙하 정상부의 기온이 섭씨 10도까지 올랐는데 이례적으로 높은 온도이며 “뭔가 비정상인 것만은 명백하다”고 밝혔다.
사고 당시 정확히 몇 명의 등산객이 현장에 있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구조대는 처음에 트위터에 15명의 하이커들이 있었다고 전했다. 구조대원들은 주차된 차량 번호판을 일일이 확인해 현장에 얼마나 많은 사람이 있었는지 확인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언론은 외국 국적의 실종자가 있는 것으로 전하고 있다. 다친 사람들은 다섯 대의 헬리콥터에 실려 근처 벨루노, 트레비소, 트렌토, 볼차노 등의 병원으로 후송됐다.
세계적인 등반가 라인홀트 메스너는 현지 일간 라 리퍼블리카에 지구 온난화의 영향으로 여러 해 동안 빙하가 줄어들었다며 “얼음이 남아 있기 힘들다. 빙하는 중력 때문에 떨어져 내리기도 하지만 지구의 열기 때문에 녹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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