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AFP 연합뉴스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AFP 연합뉴스

러, 세계 최대 핵무기 보유국
핵탄두 6300개 이상
“미국에 보내는 경고 메시지”


러시아의 핵무기 운용부대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러시아의 침공으로 시작된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러시아가 핵무기를 사용할지도 모른단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1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마이클 고브 영국 교통부 장관은 푸틴 정권이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는 가능성이 영국 정부에 실질적인 우려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다만, 고브 장관은 “그렇게 중대하고 잠재적으로 엄청난 긴장 고조를 유발할 수 있는 행동에 대해 말하는 것에 주의를 기울일 수밖에 없다”며 자세한 내용을 언급하기를 꺼렸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역시 “핵 충돌은 한때는 생각할 수도 없는 일이었지만, 지금은 가능한 영역에 있다”고 말했다.

핵 프로그램과 관련된 정보는 해당국에서 기밀로 취급하기 때문에 정확한 수량은 알 수 없지만, 러시아는 6300개가 넘은 핵탄두를 보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의 약 5800개보다 많다.

러시아의 핵무기 사용은 전쟁 개시 초기만 해도 가능성이 극히 낮은 것으로 평가됐으나 최근 들어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AP연합뉴스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AP연합뉴스

푸틴 “핵무기 부대, 경계 태세 강화해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달 말 핵무기 부대에 경계 태세를 강화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1991년 옛 소련 해체 이후 크렘린궁이 이같은 지시를 내린 것은 처음이라고 뉴욕타임스(NYT)는 덧붙였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 벨라루스와의 국경에서 가까운 곳에 위치한 체르노빌 원전의 시설 통제권을 장악했다. 막사 테크놀로지 제공

▲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 벨라루스와의 국경에서 가까운 곳에 위치한 체르노빌 원전의 시설 통제권을 장악했다. 막사 테크놀로지 제공

핵무기 사용하는 순간 ‘이겨도 이긴 것이 아닌’ 결과

다만 전문가들을 러시아가 실제로 핵무기 카드를 꺼내 들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봤다.

독일 국제안보문제연구소(SWP)의 피터 루돌프 정치학자는 “우선적으로 러시아의 위협은 정치적 기능을 갖고 있다”면서 “미국에 우크라이나 문제에 일정 한도를 넘어 간섭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NYT는 핵무기를 사용하는 순간 ‘이겨도 이긴 것이 아닌’ 결과를 초래한다는 점을 지적했다.

냉전 이후 미국과 러시아는 핵무기 사용과 관련 ‘상호확증파괴(MAD)’ 원칙을 채택해 왔다.

한쪽이 핵무기를 사용하면 상대방이 핵무기로 보복함으로써 양쪽 모두 전멸이 확실시 된다는 것이다.

다만, 러시아가 장악한 체르노빌 핵 시설 등에 저장된 핵 폐기물 등에서 방사능이 유출되는 등의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경계를 늦춰선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