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만화의 달라진 위상과 과제

‘프리스트’, ‘순정만화’, ‘이끼’, ‘타짜’, ‘식객’, ‘궁’ 등의 공통점은? 모두 만화를 원작으로 해서 제작된 영화나 드라마다. 특히 지난해 6월 개봉한 ‘프리스트’는 한국 만화 최초의 할리우드 진출작으로 기록됐다. 문화 콘텐츠 산업 하면 늘 따라다니는 말이 ‘원 소스 멀티 유즈’(One Source Multi Use)다. 덕분에 이제는 더 이상 만화가 저급한 문화라거나, 아이들이나 시간 때우기 위해 낄낄대며 보는 장르라는 폄하에서 벗어나게 됐다. 다양한 문화상품의 원천으로서 주목받기 시작한 것이다.


남미 매체들과 인터뷰하고 있는 만화가 이현세. 남미 사람들은 K팝 못지않게 게임과 만화를 통해 한국을 알게 되는 경우가 많다.
만화의 달라진 위상과 변화 가능성을 짚어보기 위해 KBS-1TV 수요기획은 4일 오후 11시 40분 ‘또 하나의 한류, 한국만화의 힘’을 방영한다. 국내외에서 한국 만화를 원작으로 하는 드라마, 영화 제작이 늘어나는 데서 드러나듯 최근 한국 만화에 대한 반응은 좋다. 아시아, 유럽, 미국뿐 아니라 남미의 브라질에서도 환호성이 들려온다.

그럼에도 걱정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아날로그에서 디지털 시대로의 전환을 감당해 내야 하기 때문이다. 우선 기존 출판만화는 고사상태로 내몰리고 있다. 만화방이 점점 사라져가는 세태가 이를 보여 준다. 지금 만화출판 시장의 65%는 학습만화가 차지해 버렸다.

달라진 디지털 시대에 적응하기 위해 더 다양한 도전들이 나왔다. 웹툰, 탭툰, 애니툰, 앱툰 등 다양한 방식의 만화들이 엄청나게 쏟아져 들어온 것이다. 그렇다 보니 한국 만화의 중흥기라 볼 수 있는 상황이 벌어졌다. 이들 작품을 통해 새로운 스타 작가가 탄생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우려는 여전하다. 독립적인 창작물로서 만화의 지위가 흔들리면서, 만화라는 것이 다른 문화콘텐츠를 생산해 내기 위한 하나의 수단으로 전락하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요즘은 독자의 반응도 관심거리다. 댓글을 다는 것은 기본이고 원작 만화를 토대로 스스로 움직임과 음악을 입혀서 애니메이션을 만들어 내기까지 한다. 그래서 이에 대한 만화가들의 목소리를 모았다. 이두호, 이현세, 허영만, 이희재 등 고참 만화가들로부터 윤태호, 김수용, 형민우 같은 스타 만화가에다 하일권, 주호민 등 웹툰작가들까지, 그들은 무엇을 고민하고 있는지 들어봤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2012-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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