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천 ‘세금내는 소나무’ 세계기네스북 등재될까

예천 ‘세금내는 소나무’ 세계기네스북 등재될까

입력 2009-07-24 00:00
수정 2009-07-24 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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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도 재산소유’ 기네스協 설득 관건

천연기념물 제294호인 ‘석송령(石松靈)’은 과연 기네스북에 오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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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가 예천군에 있는 수령 600여년짜리 소나무 석송령의 세계 기네스북 등재를 추진하고 있어 관심을 모은다. 석송령은 식물인데도 사람처럼 토지를 소유하고 세금을 내는 등 세계에서 유사 사례를 찾아 볼 수 없을 정도의 명물이다.

도와 예천군은 조만간 ‘기네스 월드 레코드(GWR)’의 국내 대행기관인 한국기록원(KRI)과 석송령의 기네스북 등재를 위한 협의에 나설 계획이다. 석송령의 기네스북 등재 여부는 신청 후 3~6개월의 심의를 거쳐 결정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당장 큰 문제가 생겼다. 도가 최근 KRI와의 본격 협의에 앞서 GWR에 석송령의 기네스북 등재 가능성을 간접 타진한 결과, 부정적인 답변이 돌아왔다. 식물이 직접 재산을 소유하고 세금을 낸다는 사실이 도저히 이해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따라서 도와 예천군은 석송령의 기네스북 등재를 위해서는 KRI를 통해 GWR에 석송령이 실제 재산을 소유하고 세금을 낸다는 충분한 근거 자료를 제시해야 함은 물론, 식물도 재산 등을 소유할 수 있는 한국(동양)적 정서를 설명하고 이해시켜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예천군 토지대장에 등록번호 ‘3750-00248’로 1927년 8월10일 등재된 석송령은 감천 천향리(일명 석평마을) 416 외 4필지(3937㎡)의 보유자로 주민들이 대신 매년 종합토지세를 내고 있다. 최근 3년간 석송령의 납세액은 2006년 3만 2820원, 2007년 3만 9550원, 2008년 4만 4250원 등이다. 1920년 이 마을에 후손 없이 살던 이수목이란 사람이 자신의 토지를 남기고 세상을 떠나자 마을 주민들은 600여년된 이 소나무를 ‘석평마을에 사는 영험한 소나무’란 뜻에서 석송령이라 이름짓고, 이씨의 토지를 석송령 명의로 등기를 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은 1985년 대통령 재임 당시 석평마을 주민들에게 석송령 특별 관리비 500만원을 내려보냈으며, 마을 주민들은 이를 토대로 지금까지 주민 자녀 40여명에게 장학금을 지급했다.

대구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2009-07-24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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