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당 체제가 성공하려면
朴대통령, 野와 적극 소통 필요… 野는 반대 위한 반대 그만해야국민의당 ‘정책 경쟁’ 역할 중요… 또 싸움만 하면 내년 대선 심판
4·13 총선의 민심은 준엄했다. 100석도 쉽지 않을 것이라던 더불어민주당은 123석(지역구 110+비례대표 13)으로 원내 1당이 됐고, 과반이 확실시됐던 새누리당은 122석(105+17)에 머물고, 국민의당은 38석(25+13)으로 대성공을 거뒀다. 총선을 통해 원내교섭단체(20석) 제3당이 만들어진 것은 15대 국회(1996~2000년) 이후 처음이란 점에서 20대국회에 대한 기대는 남다르다.
가상준 단국대 정외과 교수도 “여당이 하기에 따라서 더민주와 국민의당의 협조를 끌어 낼 수 있다”며 일방통행식 정국 운영이 아닌 소통을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국민의당이 얻은 정당득표가 더민주보다 많다는 것은 국민이 기존 양당에 대한 불신을 보낸 것”이라며 “사안별로 새누리당과 때론 더민주와 손을 잡고 선의의 정책경쟁을 해야 한다”며 국민의당의 역할론을 거론했다.
총선 심판에서 누구도 자유롭지 않은 만큼 정치권이 협력의 패러다임으로 전환될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무서울 만큼 전략적 투표 성향을 보인 표심을 감안하면 2017년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의 각성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이준한 인천대 정외과 교수는 “청와대가 법안 하나라도 통과시키려면 야당의 협력을 얻어야 한다. 야당도 국민의 정치 혐오에서 탈피하는 방향으로 움직이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31년 만에 야당 국회의원이 탄생한 대구민심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난생처음 ‘기호 2번’(더민주 김부겸)을 찍었다는 최모(62·여)씨는 “여소야대든 뭐든 이번 국회에서는 싸우지 좀 말고, 먹고사는 데 지장 없도록 해 달라. 국회에 바라는 점이라면 그것뿐”이라면서 “선거 때 고개 숙이고 무릎 꿇고 해봐야 소용없다”고 말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2016-04-15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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