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몰입… 비정상과의 싸움 시작됐다
박 대통령이 설 이산가족 상봉을 다시 제안한 것은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신년사를 통해 밝힌 남북관계 개선의 진정성을 확인하려는 의도가 강하다. 교착상태인 남북관계를 풀어낼 물꼬로 삼겠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모두 발언의 절반 이상은 비정상의 정상화를 통한 경제기초 확립, 창조경제를 통한 경제의 혁신, 내수의 활성화, 국민행복과 5대 불안 해소 방안 등으로 채워졌다. 박 대통령의 주요 관심사는 단어의 언급 횟수에서도 확인된다.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은 박 대통령이 경제활성화에 국정 운영의 가장 큰 무게를 두고 있음을 보여 준다. 지난해까지 경기 부양을 위해 돈을 쏟아부었다면, 올해부터는 경제 체질을 본격적으로 고치겠다는 ‘미래 경제 청사진’을 발표한 것이다.
회견에서 언급한 ‘잠재성장률 4%’ ‘고용률 70%’ ‘1인당 국민소득 4만 달러’의 청사진은 ‘474 비전’으로 회자되며 현 정부 경제정책의 주된 화두가 될 전망이다. 퇴임 1년 전까지 집중해 성과를 내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이명박 정부의 상징적인 공약 브랜드였던 ‘747공약’(7% 경제성장률·국민소득 4만 달러·세계 7대 강국)과 같은 상징성을 갖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또한 박 대통령이 이날 공공기관 개혁 등 비정상적인 관행을 개선하겠다는 정책 목표를 가장 먼저 언급한 것도 경제 체질 개선에 대한 의지로 읽힌다.
이 같은 ‘경제 몰입’은 일정한 사회적 갈등과 마찰을 수반할 개연성이 있다. 박 대통령은 경제의 첫머리를 ‘비정상의 정상화’로 시작하면서 대표적 대상으로 공공부문을 거론했다. 게다가 “철도개혁을 시작으로 공공부문의 정상화 개혁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이라고 그 첫 대상을 적시했다. 지난 연말 ‘가까스로’ 미봉된 뜨거운 감자를 새해 벽두에 먼저 꺼내 들며 이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야권의 반발도 심상치 않다. 신년 기자회견에서 기대만큼의 반응을 얻어내지 못한 야권은 “특검, 무능 장관 교체 문제 등 주요 이슈에 대통령의 입장 변화는 없었고 변명과 반박만 있었다”는 민주당의 성토를 시작으로 비난을 쏟아냈다. 집권 2년차 ‘경제와의 씨름, 비정상과의 싸움’을 본격 선언한 박 대통령에게 야권과의 대결 역시 녹록지 않아 보인다.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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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상의 정상화 각 분야에 관행처럼 굳어진 잘못된 것들을 법과 원칙에 입각해 바로잡자는 취지의 표현으로,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해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면서 처음 언급한 뒤 국무회의 등에서 여러 차례 강조했다.
2014-01-07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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