核 언급한 김정은…“수소탄·광명성 4호로 존엄·국력 빛냈다”

核 언급한 김정은…“수소탄·광명성 4호로 존엄·국력 빛냈다”

문경근 기자
문경근 기자
입력 2016-05-06 23:52
수정 2016-05-07 0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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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 제재 맞서 생존 위한 ‘自主’ 선택

핵·경제 병진 노선… 핵 개발 강화 시사
내일쯤 당 규약에 ‘핵 보유국’ 명시할 듯
北, 개막일까지 5차 핵 실험 감행 안 해
中, 추가도발 저지 물밑 설득 주효 관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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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 쏠린 2016년 평양
시선 쏠린 2016년 평양 1980년 이후 36년 만에 열린 북한 제7차 노동당 대회 개막일인 6일 대회장인 평양 4·25문화회관에의 접근이 거부된 외신 기자들이 대회장으로부터 200m 정도 떨어진 곳에 운집해 촬영을 하는 등 보도를 하고 있다.

평양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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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년 전 김일성 부자
36년 전 김일성 부자 36년 전인 1980년 10월 김정일(왼쪽) 국방위원장이 아버지인 김일성 주석에게 제6차 노동당 대회 준비 상황과 관련해 대회장 지도를 가리키며 설명하고 있다.

평양 AP 연합뉴스


북한의 이번 제7차 당 대회에서 주목되는 것은 당 규약에 ‘핵 보유국’을 명시하는지 여부다. 북한이 올해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단행했다는 점에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이번 당 대회에서 핵·경제 병진노선을 더욱 확고히 할 것으로 관측된다. 북한은 이미 2012년 헌법에 핵 보유국임을 명문화한 바 있다.

김 제1위원장은 6일 조선중앙TV가 녹화방송한 개회사에서 “주체조선의 수소탄이 장쾌한 폭음을 울려 국방 과학에서는 연이어 우리 국가 존엄과 사변적 기적을 창조했다”고 했다. 이어 “세계 사회주의 체계가 붕괴되고 제국주의의 반사회주의 공세가 우리 공화국에 집중된 시기”라며 “우리 인민은 단독으로 싸우지 않으면 안된다”고 했다. 4차 핵실험으로 촉발된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전례 없이 강화된 시점에서 생존을 위해 ‘자주’(自主)를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 조선중앙통신도 이날 “김일성민족, 김정일조선의 미래를 담보할 주체무기의 장엄한 뢰성(폭발음)은 강위력한 핵전쟁 억제력에 기초하여 위대한 김정은 조선을 세계 앞에 똑똑히 보여주었다”고 강조했다. 북한의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도 “조선반도의 핵 문제를 산생시킨 근원은 미국의 대조선 적대시 정책”이라며 “핵에는 핵으로 대응하는 것이 보편적인 상식”이라고 했다. 이는 북한이 당 대회를 맞아 미국과 우리 정부의 대북제재 조치와 비핵화 요구가 거세질수록 오히려 핵 개발은 더욱 빠른 속도로 강화된다고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북한이 핵·경제 병진노선으로 당 대회를 성공적으로 열 수 있게 됐다고 선전하며 김정은의 조선이 핵 강국으로 국제사회에서 인정받았다는 점을 부각시킬 것”이라며 “이번 당 대회를 통해 당 규약에까지 명시함으로서 핵·미사일로 강성대국의 건설에 한 발 다가섰다고 내부 선전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북한은 당이 모든 지도단위 중 최상위 기관이기 때문에 당 규약에 명시하는 것은 완전하고 최종적인 선언으로 볼 수 있다. 당 규약 최종 명시는 당 규약 개정 토의, 결정서 채택을 하는 8일쯤 예상된다.

한편 북한이 대회 개막일까지 5차 핵실험을 감행하지 않아 추가 도발에 대한 중국의 단호한 태도가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외교 소식통은 “중국도 (5차 핵실험 억제에) 많이 애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북한이 당 대회 직후 추가 핵실험을 할 가능성이 여전한 것으로 보고 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2016-05-07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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