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장성택 처형날 개성공단 ‘유화 몸짓’

북한, 장성택 처형날 개성공단 ‘유화 몸짓’

입력 2013-12-13 00:00
수정 2013-12-13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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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 상황과 별도로 경협 적극 의지 피력 해석”

장성택 전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을 처형한 12일 북한이 개성공단에 관한 유화 몸짓을 잇따라 보여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북한은 이날 개성공단 남북 공동위원회 제4차 회의 개최를 제안해왔다.

동시에 우리 측이 이번주 초 제안한 호주 등 주요 20개국(G20) 소속 일부 국가의 차관과 국제통화기금(IMF) 등 국제기구 대표단의 개성공단 방문 제안도 받아들였다.

특히 눈길이 가는 부분은 외국 인사들의 개성공단 방문이다.

19일로 예정된 이번 방문은 개성공단의 순조로운 운영 상황을 외국에 홍보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개성공단 국제화를 위해 지난 10월 31일 개최되려다 무산된 남북 공동 설명회와 유사한 효과를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북한의 이런 움직임이 개성공단을 발전시키겠다는 의지를 대외에 발신한 것으로 해석하는 분위기다.

장성택이 체포된 지난 8일 북한과 중국이 신의주와 개성을 연결하는 고속철도와 고속도로 건설 추진에 합의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것도 이런 분위기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김의도 통일부 대변인은 13일 정례 브리핑에서 “북한은 장성택 관련 부분은 내부 문제이고 개성공단과는 분리시켜서 원래 일정대로 지금 계속 추진해 나가고 있고, 앞으로도 그렇게 예상이 된다”고 평가했다.

북한은 남북공동위 개최와 해외 인사들의 개성공단 방문을 통해 장성택 숙청에도 남북 협력을 포함한 대외 경협은 차질 없이 추진해나가게는 뜻을 밝힌 것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최근 국제사회에서는 외자 유치에 중요한 역할을 하던 장성택의 부재로 북한의 대외 경협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컸다.

개성공단 외에도 북한과 중국은 나선과 황금평·위화도 특구 공동 개발을 추진하고 있으나 대북 투자 위험을 우려하는 중국 기업의 참여 저조로 가시적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다 북한은 지난달 13개 경제개발구와 신의주 경제특구 건설을 발표하는 등 적극적으로 외자 유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런 탓에 북한이 장성택 숙청 정국 속에서도 가장 성공적인 대외 경협 모델인 개성공단의 순항 상황을 적극적으로 부각시킬 필요성이 있을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이 내부적인 상황과 달리 경협에는 적극적 의지가 있다는 신호를 보여준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외자 유치에 노력을 기울이는 북한으로서는 개성공단이 잘 운영되고 있다는 점을 외부에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장성택 처형으로 정치적 리스크가 커진 상황에서 북한의 외자 유치에는 일정한 제약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는 이들이 적지 않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장성택 실각 후 겉으로는 대외 경협이 위축되지 않는 것처럼 보이더라도 현실적인 어려움이 야기될 것이 분명해 보인다”고 관측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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