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어디로] 北, 체불임금·세금 등 문제 제기… 최후의 7인 해결 후 귀환

[개성공단 어디로] 北, 체불임금·세금 등 문제 제기… 최후의 7인 해결 후 귀환

입력 2013-04-30 00:00
수정 2013-04-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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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공단 철수 상황… 북한 반응

개성공단에 마지막까지 남아 있던 우리 측 인원 가운데 43명이 귀환하면서 이제 개성공단에는 북한과의 미수금 정산 문제를 처리할 7명만 남았다.

북한이 적십자 채널과 군 통신선을 차단한 이후 그나마 개성공단관리위원회를 통해 유지돼 오던 남북 간 소통 채널도 개성공단 공장 기계 소리와 함께 작동을 멈췄다. 2010년 천안함·연평도 포격 사건 때도 끊어지지 않았던 남북 간 대화 채널이 완전히 단절되고 서로 스피커에만 의존한 일방적 메시지 전달만이 가능해졌다. 사실상 남북관계의 ‘암흑기’에 접어들었다.

남북은 28일 개성공단 잔류 인원 50명의 마지막 철수 문제로 또다시 얼굴을 붉혔다. 우리 측 인원들은 오후 5시 귀환을 희망했지만, 북한이 개성공단 근로자의 밀린 임금을 지급하라며 발목을 잡았다. 결국 이 문제를 협의할 7명만 남긴 채 예정시간을 훌쩍 넘겨 개성공단을 빠져나왔다. 공단에는 홍양호 위원장 등 개성공단관리위원회 직원 5명과 협의가 진행되는 동안 남측과의 통신 문제를 담당할 KT직원 2명이 남았다.

우리 업체들은 매달 10일을 기준으로 북한 근로자들의 월급을 계산해 북측 개성공단사업 총괄기구인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에 달러와 현금으로 지급해 왔다. 그러나 북한이 개성공단 통행을 제한하면서 지난 9일 현금수송 차량의 출입까지 막아 북한 근로자 5만 3000명의 지난달 월급과 수당 800여만 달러(약 88억원)는 미지급된 상태다. 북한은 여기에 통신료, 기업소득세 등 밀린 세금 납부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부 당국자는 “입주기업과 협의해 미수금이 얼마인지 파악한 뒤 현금수송 차량을 들여보내 지불할 예정”이라며 “이 밖에 북한이 다른 요구를 해온 것은 없다”고 밝혔다. 남북은 미수금 정산 문제와 관련해 상당 부분 이견을 좁힌 것으로 알려졌지만, 남은 7명은 완제품 및 차량 반출 문제까지 해결해야 해 다음 달 초에나 귀환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 정부가 개성공단 근로자 철수를 완료한 이후 공단에 공급되는 물과 전기를 차단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북측이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을 촉구했을 것이란 관측도 나왔지만, 전력이나 용수 문제는 전혀 거론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30일 공단에 들어가 완제품과 자재를 찾아올 수 있도록 해달라는 개성공단 입주기업 대표들의 요구에도 북측은 가타부타 언급이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관리위 측은 완제품 반출이 가능하도록 북측에 강하게 요구한다는 방침이다.

우리 측 차량 반출 문제는 등록을 하지 않고 개성공단에 들어간 근로자들의 차량이 몇 대 있어 기술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근로자 통근버스 276대도 가져 나와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북한은 이날도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을 통해 정부의 개성공단 체류 인원 전원 철수 조치를 ‘파렴치한 망동’으로 비난하면서 “계속 사태 악화를 추구한다면 우리는 경고한 대로 최종적이며 결정적인 조치를 취하게 될 것”이라고 재차 위협했다. 또 “개성공업지구가 끝내 완전 폐쇄될 경우 현 괴뢰 정권은 이명박 역적패당보다 더한 대결 정권으로 낙인찍히게 될 것”이라고 책임을 전가했다.

앞서 북한은 지난 27일 우리 근로자 126명(중국인 1명 포함)이 귀환했을 때도 우리 측이 통지한 귀환 시간인 오후 2시 직전에야 입경 승인을 하는 등 체류 인원 철수에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2013-04-30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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