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벡톨 교수 인터뷰
“미국 재무부의 강도 높은 금융제재가 뒤따르지 않는다면 대북 제재 결의안 효력을 기대하기 힘들다.”브루스 벡톨 미 텍사스주 앤젤로주립대 교수
→한국과 미국 정부는 2094호가 역대 가장 강력한 결의안이라고 자평하는데.
-그렇다고 생각한다. 안보리 회원국들이 북한의 핵 개발을 저지하겠다는 의지를 이번에 강력하게 보여줬다. 하지만 이 결의안이 실질적 효력을 거두려면 미 재무부가 나서야 한다. 2005년 방코델타아시아(BDA) 제재와 같은 강도 높은 독자 제재에 들어가야 한다. 북한은 외교관들을 동원해 돈세탁을 하는 데 능하다. 마카오, 싱가포르, 홍콩, 몽골 등지의 금융기관에서 북한은 돈세탁을 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미 재무부가 나서지 않으면 이번 결의안의 효력이 없다는 뜻인가.
-그렇다. 2094호는 북한에 타격을 입힐 잠재력을 갖고 있는 정도다. 따라서 후속조치가 중요하다. 진정한 타격을 주기 위해서는 미 재무부와 국제사회의 공권력이 적극 나서야 한다. 미국, 한국, 일본 등 국제사회가 가용한 자원을 총동원해야 한다.
→2094호 조항 중 가장 핵심적인 내용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북한 은행에 대한 규제 등) 금융제재 조항이 눈에 띈다. 거듭 말하지만, 북한이 자주 이용하는 은행에 대해 미 재무부가 강력한 조사를 착수하는 후속조치가 중요하다. 단 몇개 은행만 조사해도 타격을 입힐 수 있다.
→중국과의 정면충돌을 우려해 BDA식 제재는 미국이 채택하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는데.
-2005년에 했는데 지금은 왜 못 하나. 중국에 북한과 거래할지, 아니면 미국, 한국, 일본, 영국 등과 거래할지 결정하라고 하면 된다.
→중국이 이번 결의안을 이행할까.
-제대로 이행하라고 지속적인 압력을 넣어야 한다.
→북한이 정전협정 폐기를 주장하는데.
-수사(레토릭)다. 하지만 수주 내지 수개월 내에 2010년도와 같은 대남 도발(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을 할 수도 있다.
→북한이 ‘핵 공격’ 위협에 나섰는데 실행에 옮길까.
-그렇게 못할 것이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2013-03-09 4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