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데이 기다리는 중” vs “美·中 대응 따라 상황 바뀔 수도”
북한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결의에 반발해 제3차 핵실험을 사실상 예고한 뒤 7일로 보름을 맞았다.북한 국방위원회는 지난달 24일 성명을 내고 “우리가 진행할 높은 수준의 핵시험(핵실험)도 우리 인민의 철천지원수인 미국을 겨냥하게 된다는 것을 숨기지 않는다”고 위협했다.
특히 북한 매체가 지난 3일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에서 나라의 자주권과 관련해 ‘중요한 결론’을 내렸다고 보도하자 핵실험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왔으나 아직 실제 핵실험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해 다양한 추측이 나오고 있다.
우선 북한이 핵실험 효과를 극대화할 날짜를 이미 정했고 단지 아직 ‘디데이(D-Day)’가 오지 않았을 뿐이라고 보는 전문가들이 있다.
북한이 그동안 핵실험과 장거리 로켓을 발사할 때 국제사회의 반대에도 강행한 점에 비춰볼 때 이번에도 북한이 핵실험을 자제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것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북한이 핵실험에 대한 기술적 준비와 정치적 결단을 모두 끝낸 것으로 보인다”며 “내부 결속과 대미 압박의 효과를 극대화하는 차원에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연두교서와 김정일 위원장의 생일을 전후해 이달 12∼15일 핵실험을 감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오바마 대통령은 오는 12일(미국시간) 의회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새해 국정운영 방침을 담은 연두교서를 발표할 예정이다.
일각에서는 중국과 미국 등 국제사회의 움직임에 따라 북한의 핵실험 실시 여부나 실시 날짜가 유동적일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박형중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이 핵실험을 할 것으로 생각하고 주의 깊게 관찰해야 한다”면서도 “북한이 핵실험을 결정하는데 중국의 역할이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실제로 중국은 북한에 핵실험을 중단하라고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중국의 관영 환구시보(環球時報)는 지난 6일 “”조선(북한)이 만류를 무릅쓰고 3차 핵실험을 한다면 그들은 중국으로부터 받는 각종 원조가 줄어드는 등의 심각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또 미국이 공식적으로는 북한에 강경한 견해를 밝히고 있지만 물밑 채널을 통해 유화적 메시지를 보낼 경우 북한의 핵실험을 보류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북한의 이번 핵실험 예고가 과거보다 덜 단정적이고 김 제1위원장이 회의에서 결심했다는 ‘국가적 중대조치’와 ‘중요한 결론’이 모호하다는 점도 핵실험이 늦춰질 여지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북한은 2006년 10월 외무성 성명에서 “미국의 핵전쟁 위협과 제재가 핵실험을 진행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들었다”며 제1차 핵실험을 예고한지 6일만에 실험을 단행했고, 2009년 4월에는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에 대한 ‘자위적 조치’로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 실험을 할 것이라고 발표한지 26일만에 실제 핵실험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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