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상현 “김정은 후계체제서 사치품수입 급증”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후계자로 공식 등장한 이후 북한의 사치품 수입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윤상현(새누리당) 의원이 중국세관의 중·북 무역통계 등을 분석한 결과, 북한의 사치품 수입은 2009년 3억 2253만 달러, 2010년 4억 4617만 달러, 지난해 5억 8482만 달러로 매년 늘었다.

김 제1위원장은 지난 2010년 9월 인민군 대장 칭호를 받은 데 이어 노동당 중앙사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선임되면서 후계구도를 공식화했다.

’김정은 후계 공식화’ 전인 2008년과 2009년 북한의 사치품 수입액이 연간 3억 달러 내외였다는 점과 비교할 때 수입액이 급증한 것이다.

윤 의원은 “김정은 제1위원장 후계자 등극 이후 북한이 김씨 일가와 평양 특권층을 위한 사치품을 수입하는데 갈수록 더 많은 막대한 외화를 탕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윤 의원은 또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제1718호에 따라 한국 정부가 정한 13개 대북 반출제한 사치품목을 기준으로 북한의 사치품 목록별 수입 실적도 함께 공개했다.

지난해 기준으로 북한이 가장 많은 수입을 한 사치품은 TV, 컴퓨터를 포함한 전기기기 및 음향ㆍ영상설비로, 전체 사치품 수입액의 47.8%에 해당하는 2억 7978만 달러에 달했다.

특히 북한 고위층을 위한 승용차, 고급시계, 양주·와인를 포함한 주류 등의 사치품도 급증했다. 이는 당과 군부의 고위간부들에게 선물용으로 지급되거나 파티용으로 쓰인다는 게 윤 의원의 설명이다.

차량 및 부품 수입액은 2010년 1억 6331만 달러에서 6800만 달러 이상 늘어난 2억 3193만 달러에 달했고, 시계 및 부품은 189만 달러, 주류는 1377만 달러로 전년도에 비해 각각 28.4%, 52.8% 증가했다.

또한 화장품류는 423만 달러, 핸드백과 가방 등 가죽제품은 397만 달러였고, 모피의류를 포함한 관련 제품 수입도 596만 달러나 됐다. 이들 제품은 평양 부유층이 주고객인 백화점과 외화상점 판매용으로 알려졌다.

윤 의원은 “지난해 사치품 수입에 쓴 5억 8000만 달러면 국제시장에서 밀 196만t을 구매할 수 있는 돈”이라면서 “북한의 세습지도자가 식량난에 시름하는 주민을 외면한 채 아버지 때보다 더 많은 사치품을 사들여 평양 특권층에 뿌리면서 이들을 회유해 취약한 권력기반을 지켜내려고 애쓰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 결의 이후에도 중국 정부는 대북 수출금지 사치품 목록을 지정하지 않고 있다.”며 “중국의 비협조로 국제제재망이 사실상 무력화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