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목욕시설·야외빙상장 건립
북한의 수도 평양에서 상대적으로 낙후된 동평양 지역이 면모를 일신하고 있다.평양은 김일성광장을 비롯한 중심부를 가리키는 ‘본평양’, 서쪽의 ‘서평양’과 대동강 오른편의 ‘동평양’ 등 크게 3개 지역으로 나뉘는데 그동안 동평양은 가장 개발이 덜 된 곳으로 평가돼왔다.
서울로 치면 동평양은 강남보다 생활편의시설 등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강북에 해당한다.
지난해 새해를 맞아 시내 나들이를 나온 평양 시민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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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동평양 개발의 핵심으로 선전하는 것은 대규모 문화·체육시설인 ‘창광원식목욕탕’과 ‘인민야외빙상장’이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4일 “당의 웅대한 수도건설 구상에 따라 동평양지구의 풍치수려한 대동강반에 인민들을 위한 또 하나의 기념비적 창조물로 일떠서는 창광원식목욕탕과 인민야외빙상장이 힘있게 추진되고 있다”고 전했다.
노동신문에 따르면 창광원식목욕탕은 대중목욕탕, 개별목욕탕, 치료체육실, 이발실, 미용실, 안마실, 청량음료점 등을 갖춘 현대적인 ‘종합봉사기지’로 꾸려진다.
인민야외빙상장은 선수들의 경기가 열리고 근로자, 청소년 학생들이 1년 내내 체력을 단련하는 체육공간이다.
동평양의 대표 건물은 그동안 주체사상탑, 조국통일3대헌장, 당창건기념탑, 평양산원 등에 불과했는데 창광원식목욕탕과 인민야외빙상장이 올해 봄 개장하면 새로운 명소로 자리잡을 것으로 보인다.
또 동평양 락랑구역의 통일거리에 있는 하나음악정보센터는 음악전자도서관, DVD녹화기 등을 갖춘 시설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지난해 12월 사망하기 직전에 현지지도한 곳이다.
동평양의 공장, 주택, 거리 등도 새롭게 변모하고 있다.
락랑구역의 락랑영예군인수지일용품공장은 최근 현대적으로 개보수된 경공업 공장이고, 김정숙평양방직공장은 올해 동평양에 인견사시설을 만들어 조업을 시작할 계획이다.
대북소식통은 12일 “동평양은 대체로 건물이 낡고 우중충했는데 지난해 평양을 찾았을 때 개발이 대대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고층 아파트가 많이 건설되고 건물에 페인트칠을 새로 하는 등 활기있어 보였다”고 전했다.
동평양 개발은 북한 당국이 이곳만 집중 개발하는 것이 아니라 평양 전체를 ‘세계적 도시’로 만든다며 리모델링하는 데서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북한 입장에서 평양 전체를 웅장하고 화려하게 꾸밀수록 ‘강성대국 건설’의 시각적 효과를 크게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평양 중심지역인 만수대지구의 대규모 아파트를 비롯해 만경대구역의 광복지구상업중심(쇼핑센터), 대성구역 안학궁터 주변의 평양민속공원 등 지역마다 ‘맞춤형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연구교수는 “북한은 평양에 주민생활 향상과 관련한 시설을 많이 세우면서 일부만 두드러지게 하지 않고 전역을 지역의 특성에 따라 개발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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