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금강산에 남측 인원 16명 남긴 배경은

北, 금강산에 남측 인원 16명 남긴 배경은

입력 2010-04-30 00:00
수정 2010-04-30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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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라미 전술‘로 대남조치 속도조절 관측

 북한이 30일 금강산관광지구 내 남측 인원에 대해 추방조치를 내리면서도 일부 인원을 남겨두기로 한 배경이 관심을 모은다.

 김광윤 북한 명승지종합개발지도국장은 이날 오전 현대아산 금강산 사무소를 방문해 “현대아산 인력 12명,골프장 업체인 에머슨퍼시픽 인력 4명 등 16명만 남고 나머지 관광인력은 5월3일까지 철수하라”고 통보했다.

 현대아산은 북측과 금강산관광 문제를 협의하면서 연락기능 유지를 위해 최소한의 인력은 남길 필요가 있다고 요청했고,북한도 이를 수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측이 남측 인원을 모두 추방한다면 이는 부동산에 대한 출입을 제한하는 ’동결‘ 단계를 넘어서 사용할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사실상 ’몰수‘와 같은 수준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북한이 남측 인원의 일부를 잔류토록 한 것은 금강산관광의 재개와 관련해 남측과 협상의 여지를 남겨둔 의도로 해석된다.

 우선 북한은 천안함 침몰사건으로 남북관계가 급속히 경색된 것을 염두에 두고 대남 강경조치에서 속도조절에 나선 측면이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북한이 천안함 사건에 개입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추정되는 상황에서 남한 내 대북 여론이 더 나빠질 경우 유리할 게 없다는 계산이라는 것이다.

 또 북핵문제 논의를 위한 6자회담 재개 전망이 어두워지면서 북한은 국제적 고립 상태가 심화될 수 있는 점도 고려했을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금강산관광을 새 사업자와 시작하겠다고 밝혔지만 중국 관광객 등을 모집하기가 쉽지 않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북한은 앞으로 국제정세 및 우리 정부의 반응을 지켜보면서 ’살라미 전술(하나의 카드를 여러개로 나눠 단계적으로 사용하는 전술)‘에 따라 대남 압박수위를 단계적으로 높일 공산이 크다는 게 중론이다.

 또 일각에서는 북한은 시설물의 유지.관리를 위해서는 실무인력을 남겨두는 것이 나을 것이라는 점도 고려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김용현 동국대 교수는 “북한이 남한 내 비판여론 등을 의식해 아직까지 금강산관광의 문을 완전히 닫지 않고 단계적으로 우리 정부를 압박하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북한이 금강산관광 문제에 대한 강경한 태도를 전혀 바꾸지 않았고 앞으로 ’몰수‘ 조치를 참관토록 하기 위해 남측 인원들을 남겨뒀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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