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 공동선언문 예상 시나리오
영변 핵폐기, 풍계리·동창리 사찰은 기본한미 훈련 축소·금강산 관광 재개 거론도
비핵화 목표는 변함없이 ‘완전한 비핵화’
미군 유해 발굴·송환 계획도 명기 가능성
꽃다발 받는 김정은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위해 베트남을 방문한 김정은(오른쪽) 북한 국무위원장이 26일 숙소인 하노이 멜리아 호텔에 도착해 응우옌득쭝 하노이 시장으로부터 꽃다발을 받고 있다.
하노이 VN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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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의장대 사열하는 트럼프
도널드 트럼프(가운데) 미국 대통령이 26일 저녁 베트남 하노이 노이바이 국제공항에 도착해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에서 내린 뒤 베트남 의장대를 사열하며 대통령 전용 차량 ‘비스트’로 향하고 있다.
하노이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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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한 미국의 상응 조치로는 평양·워싱턴 연락사무소 설치와 종전선언은 물론 금강산관광 재개 등 일부 남북경협에 대한 제재 완화가 포함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노이 외교 소식통은 26일 “하노이 공동선언에는 최소한 영변 핵시설 동결·폐기와 풍계리 핵실험장 및 동창리 미사일시험장에 대한 폐기·사찰이 들어가고 최대한으로 보면 영변 핵시설의 구체적 사찰·검증과 ICBM 프로그램의 동결 등이 들어갈 가능성이 있다”며 “미국 여론의 관심이 북한 비핵화의 진정성에 맞춰져 있는 만큼 사찰을 북한이 수용한다면 의미가 크다”고 했다. 이어 “북한 비핵화 조치에 대한 미국의 상응 조치는 최소한 교차 연락사무소 설치와 종전선언이 될 것이며 최대한으로 보면 금강산관광 등 일부 제재 완화까지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다른 외교 소식통은 “미국 정부 당국자가 최근 기자들에게 밝힌 ‘모든 대량살상무기(WMD)와 미사일 프로그램의 동결’과 관련해 ICBM 프로그램 동결이 합의문에 추가될 가능성이 있다”며 “이 경우 북한은 한미 군사연합훈련 축소, 금강산관광 등 남북 경협 사업에 대한 대북 제재 예외를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조성렬 전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원은 “ICBM 동결을 위해서는 추후 ICBM 등 핵무기에 대한 포괄적 신고가 필요하므로 북한 입장에선 수용하기 어려운 카드”라며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김혁철 국무위 대미특별대표 간 실무협상에선 ICBM 동결에 대해 합의하기 어려울 것이고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 또는 두 정상 간 담판에 의해 결정될 것”이라고 봤다.
결국 북한의 영변 핵시설 동결·폐기와 미국의 종전선언, 연락사무소 설치를 넘어선 플러스 알파는 양국 정상의 결단에 따라 공동선언에 포함될지가 결정될 전망이다.
이러한 구체적인 세부 조치와 더불어 추후 협상 시간표, 포괄적 핵 신고 로드맵, 비핵화의 정의도 초안에 담겼을 가능성이 있다. 이 세 가지 모두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지난달 스탠퍼드대 강연에서 실무 협상 의제로 제시한 것이다.
비핵화의 정의는 싱가포르 공동선언에 명기된 ‘완전한 비핵화’(complete denuclerarization)로 재차 천명될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최근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비핵화’ 대신 ‘핵동결’, ‘핵실험 중단’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회담 기대치를 낮추는 모습이었다.
그렇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5일 워싱턴에서 하노이로 출발하기 직전 트위터에 “완전한 비핵화를 통해 북한은 급속하게 경제 강국이 될 수 있다. 완전한 비핵화 없이는 아무 변화도 없다. 김 위원장이 현명한 결정을 내릴 것이다”며 ‘완전한 비핵화’를 북한 비핵화의 정의이자 목표로 못박았다.
이와 함께 지난해 6월 싱가포르 공동선언에서 합의된 미군 유해 발굴 및 송환도 구체적인 계획과 함께 재차 명기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하노이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2019-02-27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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