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담판 무산… 이후 전망
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추가 대북 제재 결의를 위해 27일 열린 미·중의 ‘담판’에서마저 양국이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안보리 제재 논의는 장기화가 불가피하게 됐다. 한·미·일 3국이 강조한 ‘강력하고 포괄적인 제재’ 도출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과 중국 왕이 외교부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입장 차를 확연히 드러냈다. 케리 장관은 양국이 ‘강력한 제재’ 결의의 필요성은 합의했지만 구체적 조치는 도출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간 중국은 이전보다 강화된 추가 제재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해 왔다. 다만 ‘강화된 제재’의 기준을 놓고 한·미·일은 ‘강력하고 포괄적인’ 수준을 강조한 반면 중국은 이번 북핵 실험에 ‘합당한’ 수준을 강조하는 등 차이를 보였다. 사실상 이날 중국의 입장은 ‘불변’이었던 셈이다. 중국 측이 이날 대화를 통한 북핵 해결을 강조한 것도 전과 다름없는 모습이다.
추가 대북 제재 결의안 도출의 열쇠를 쥐고 있는 중국이 끝내 입장 변화를 보이지 않으면서 안보리 논의 역시 당분간 지지부진한 상황을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미국이 제시한 결의안 초안에 대해 지난 17~18일쯤 “하나하나 가능성을 검토해야 한다”는 취지로 ‘1차 반응’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날까지도 양국이 의견 일치를 이루지 못하면서 안보리 논의도 다음달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한국 외교부는 이날 공식적인 입장을 내지 않는 등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외교부 관계자는 “먼저 미국 측과 자세한 논의 결과를 공유해 봐야 한다”고 전했다. 우리 정부는 애초 이번 추가 대북 제재 논의가 이달 말쯤이면 끝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결국 이번 논의는 2013년 3차 핵실험 당시 최장기 기록인 23일을 갱신할 전망이다.
추후 한·미·일은 중국을 계속 압박함에 동시에 강도 높은 양자 제재를 적극적으로 해 나갈 가능성이 크다. 또 정부 차원에서 한반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검토 압박도 이어질 것으로 예측된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2016-01-28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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