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국방회담 ‘과거사·안보 분리’ 시발점 되나

한·일 국방회담 ‘과거사·안보 분리’ 시발점 되나

하종훈 기자
하종훈 기자
입력 2015-05-24 23:16
수정 2015-05-25 0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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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싱가포르 亞안보회의서 회동

한국과 일본이 과거사 문제를 둘러싼 갈등에도 불구하고 안보, 경제, 관광 등 비정치 분야의 교류 협력 수준을 높여 가고 있다. 특히 오는 30일 싱가포르 제14차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서 한·미·일 국방장관 회담과 별도로 열리는 한·일 국방장관 회담은 정부가 과거사 문제와 안보를 분리해 정상회담 등 관계 개선으로 나아가는 시발점이자 한·미·일 3각 안보 협력으로 나아가는 분수령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미국은 북한 도발에 대비한 한·미·일 3각 안보 협력의 중요성과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인 사드(THAAD)의 한반도 배치 문제에 대한 공감대 확산을 목표로 삼고 있다. 다만 미국은 이번 샹그릴라 대화 한·미 국방장관 회담에서 사드의 한반도 배치 문제를 공식 의제로 삼진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내 민감한 기류와 미국 내부의 실무 검토 절차 시간을 고려해 속도를 조절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사드는 한·미·일 3각 미사일방어(MD) 협력을 가속화할 수 있는 무기체계인 만큼 의제에 포함돼 있지 않더라도 이를 비공식적으로 거론할 가능성은 남아 있다.

다른 한편으로 최근 북한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개발을 공식화하는 등 군사적 위협을 높임에 따라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한·일 군사 협력은 속도를 내게 됐다. 하지만 궁극적으로 한·일 정상회담이 성사되려면 일본이 위안부 문제에 대해 어떤 진전된 입장을 표명하는지가 중요한 변환점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일본은 국방장관 회담에서 한국군과 자위대의 물자 융통을 보장하는 상호군수지원협정과 2012년 추진했다가 무산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문제를 논의하길 희망한다. 정부는 이에 대해 위안부와 독도 문제 등이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선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미·일 주도의 MD체계에 한국이 참여하기를 원하고 북한 위협을 계기로 내심 중국을 견제하고자 하는 미국이 한·일 양자 간 정보보호협정 체결을 희망하고 있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2015-05-25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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