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은 북핵 공조, 속은 중국 압박… 한·미·일 6자회담 탐색전

겉은 북핵 공조, 속은 중국 압박… 한·미·일 6자회담 탐색전

입력 2014-03-27 00:00
수정 2014-03-27 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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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일 6자 수석대표 회담 추진 의미

한국, 미국, 일본 3국 정상이 26일 새벽(한국시간) 네덜란드 헤이그 회담을 통해 북핵 공조 강화와 6자회담 수석대표 회담 추진에 합의하면서 2008년 이후 6년째 개점휴업 중인 6자회담에 군불이 지펴지고 있다. 한·미·일 3자 합의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북핵 대화 재개 의지를 강하게 드러내며 북·중 접촉을 강화하는 시점에서 이뤄진 만큼 조만간 한·미·일 대 북·중·러 간 탐색전이 활발해질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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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손은 잡았지만…
한·일 손은 잡았지만… 26일 새벽(한국시간) 네덜란드 헤이그 미국대사관저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회담에서 버락 오바마(가운데) 미 대통령의 권유로 박근혜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악수를 하고 있다.

헤이그 연합뉴스
이번 헤이그 핵안보정상회의에서 중국은 ‘북핵 드라이브’의 발동을 걸었다. 중국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우다웨이(武大偉) 한반도사무특별대표가 지난 17~21일 방북한 데 이어 북측 6자회담 차석대표인 최선희 외무성 부국장이 25일 중국을 방문했다. 우 대표가 조만간 미 워싱턴을 방문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한·미·일 3국 정상이 중국의 ‘북핵 역할론’을 앞세우면서 북한을 제외한 5자 간 단합을 강조했지만 동시에 중국을 압박하는 모양새도 취했다. 이는 북핵 문제를 매개로 한·일 양국과의 3각 공조 체제를 복원하려는 미국의 의도가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3국 결속의 연결 고리로 미사일방어(MD)체계 통합을 제시한 건 대중국 견제의 전략적 이해를 명확히 드러냈다는 지적이다.

오바마 대통령의 “북한이 3국을 이간질할 수 없다는 점을 인식시켜 줘야 한다”는 발언은 한국을 미·중 간 중립지대로 끌어오고 싶어 하는 중국을 겨냥한 메시지로도 해석된다.

한·미·일 정상은 북한이 핵무기와 우라늄 농축 등 현존하는 모든 핵 프로그램을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방법으로 포기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는 북핵 폐기를 유도하기 위한 선(先) 대화 재개에 우선순위들 둔 중국의 입장과 배치된다. 그럼에도 우리 정부는 한·미·일 3자 공조를 강화하는 가운데 중국 및 러시아와의 접촉면을 넓히며 5자 차원에서 북한을 압박하는 행보를 펼 것으로 전망된다.

북한의 행보도 대화 재개의 최대 변수다. 북한이 이날 한·미·일 3자회담을 정조준해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건 향후 도발 수위를 더욱 높일 수 있다는 예고편이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2014-03-27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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