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개방 유도에 개성공단 도움 안됐다”

“北 개방 유도에 개성공단 도움 안됐다”

입력 2013-05-01 00:00
수정 2013-05-01 0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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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벨 前 美차관보 평가 “中, 대북 인식 재조정중”

커트 캠벨 전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차관보 연합뉴스
커트 캠벨 전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차관보
연합뉴스
커트 캠벨 전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차관보는 30일 “개성공단이 북한의 체계적인 개방 유도에는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캠벨 전 차관보는 이날 아산정책연구원 주최의 국제 세미나인 ‘아산 플래넘 2013’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남북관계 개선의 상징인 개성공단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는 인상이 든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 1기에서 4년간 동아태 차관보를 지낸 미국의 대표적 ‘아시아통’이다.

그는 “개성공단 중단 사태는 연평도 포격과 천안함 폭침 사건과 비교할 때 남북관계에 대단한 전환점이 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며 “연속적인 도발 행위로 북한과의 대화 전략을 수립하는 게 매우 어렵다는 인식을 다시 갖게 했다”고 말했다.

캠벨 전 차관보는 그러나 “개성공단 문제는 한국 정부가 결정해야 할 사안”이라고 전제했다. 그러면서 그는 “남한이 북한에 투자하는 경제 협력이 개방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전제에서 개성공단이 출발했지만 큰 도움이 되지 않았고, 북한 근로자들도 통제받는 상황에서 일했다”며 “(공단 폐쇄) 책임은 북한에 있다”고 분명히 했다.

캠벨 전 차관보는 특히 북한에 대한 중국의 인식이 재조정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의 도발이 중국 안보에 악영향을 주고 있고, 궁극적 이익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인식하기 시작했다”며 대북 외교의 톤이 수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구체적인 톤 변화에 대해서는 “전통적인 대북 외교 톤인 부드럽게 달래는 게 아니라 중국과 북한 간 거친 언어의 대화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며 “북한에 대한 식량이나 연료 공급이 예고 없이 중단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북 도발에 대한) 중요한 첫 조치는 평양뿐 아니라 베이징에도 명확한 신호를 보내는 것이며, 특히 중국의 이익이 위협받을 수 있는 조치가 취해질 수 있다는 신호가 핵심”이라고 주장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2013-05-01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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