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C,北어뢰설과 기뢰설 등 소개
천안함 침몰의 원인은 아직 알 수 없지만 만약 북한 지도부의 지시가 아닌 군의 독자적인 행동에 의한 것이라면 한반도 정세에 훨씬 더 걱정되는 상황이라고 영국 BBC가 29일 보도했다.BBC는 이날 ‘전함 침몰을 둘러싼 한국의 딜레마’라는 제목의 서울발 기사에서 사고 원인으로 북한 어뢰 및 오래 전에 설치됐던 기뢰 가능성을 나란히 짚은 뒤 한국 정부가 대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BBC는 다국적 조사단으로부터 지금까지 흘러나온 말 등을 살펴 보면 북한의 어뢰 공격설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면서 그러나 “만약 북한의 소행이라면 이러한 행동이 얼마나 도발적인 것인가를 알면서도 북한이 해군 방어를 강화하지도 않은 채 공격을 감행할 리 없다”며 어뢰 공격설에 의문을 제기했다.
또 “만약 3차 세계대전을 시작할 의도가 없으면 그렇게 못한다”면서 “이것이 바로 (북한 어뢰가 아닌) 기뢰라고 생각하는 이유”라는 해상전투 전문가 노먼 프리드먼의 발언도 인용했다.
방송은 그러나 “사건이 과거 남북한 해군이 여러 차례 충돌했던 해상에서 발생했다는 점 등 주변 여건은 어뢰 공격설을 뒷받침해 준다”면서 “무기 파편이 발견되면 결정적이겠지만 강한 조류를 감안하면 증거가 멀리 흘러갔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방송은 특히 “증거가 있더라도 한국 정부는 대응하기에 정치적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발견되지 않은 채로 남아 있는 것을 더 선호할지 모른다”는 일부 시각도 전했다.
한국의 군사적 보복은 확전될 위험이 있고 시장에 충격을 줘 한국 경제에 해를 주기 때문에 가능성이 낮다는 것이다.
또 북한은 이미 지구상에서 가장 고립된 국제사회의 제재를 받는 국가이기 때문에 유엔을 통한 외교적 대응도 한계가 있다.
BBC는 잠수함을 이용한 공격은 이전 남북한 해군 충돌과는 차원이 다른 놀라운 도발이기 때문에 북한의 소행이라면 과연 무엇을 얻으려 했는지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우선 최근 남북 해군 간 충돌에서 패한 데 따른 보복일 수 있고,권력세습이 진행 중인 가운데 김정일의 주변으로 군을 결집시키기 위한 시도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BBC는 그러나 “일부는 이번 사건을 북한 군의 독자적인 행동이며 북한 내부에서 권력의 중심이 옮겨가는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면서 “이는 훨씬 더 걱정되는 상황”이라고 끝맺었다.
런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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