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회의장도 ‘NLL 난타전’

본회의장도 ‘NLL 난타전’

입력 2013-06-28 00:00
수정 2013-06-28 0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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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손바닥으로 하늘 가릴 수 없어” 野 “정치공작 당사자 즉시 사퇴를”

국회 본회의장은 65개의 안건을 처리하는 동안에만 잠잠했다. 법안 처리 전 의사진행발언과 처리 후 5분 자유발언 및 신상발언 시간에는 내내 고성이 오갔다.

“형님, 억울합니다”… 아우 달래주는 김무성
“형님, 억울합니다”… 아우 달래주는 김무성 지난해 대선 때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을 미리 입수해 읽어봤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진 김무성 새누리당 의원이 27일 국회 본회의장 안에서 고개를 숙인 채 앉아 있는 김재원 당 전략기획본부장을 다독이고 있다(오른쪽). 당내 비공개회의에서 나왔던 이 발언은 회의 참석자가 외부로 발설한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김 본부장도 발설자의 하나로 거론됐다. 왼쪽 사진은 본회의장에서 촬영한 김 의원의 스마트폰 문자메시지. 김 본부장이 이날 김 의원에게 보낸 것으로, “형님을 잘 모셔서 마음에 들어볼까 노심초사 중이었는데 이런 소문을 들으니 억울하기 짝이 없다. 앞으로도 형님께서 무엇이든 시키시는 대로 할 생각이니 오해를 풀어 달라”는 하소연이었다.

이호정 기자 hojeong@seoul.co.kr
본회의 시작과 함께 진행된 의사진행발언에서 해군참모총장 출신의 새누리당 김성찬 의원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북방한계선(NLL) 포기 발언 논란과 관련해 “끓어오르는 분노를 참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공개된 회의록을 본 2002년 제2연평해전 전사자 가족들이 ‘가슴이 턱 하고 막힌다. 속에서 불이 난다’며 분통을 터트렸다”고 전했다. 김 의원이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없다. 부디 진실을 외면하지 말라. 잘못한 것은 잘못했다고 인정하고 국민들께 석고대죄하라”고 하자 민주당 측 의석에서 “아니 무슨 소리야”, “내려가”라는 등의 고함이 날아들었다.

이어 발언대에 오른 민주당 진성준 의원은 “청와대와 새누리당, 국가정보원이 서로 짜고 정치공작과 선거공작을 벌여 온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면서 “국가비밀을 함부로 공개하고 전직 대통령의 발언을 악랄하게 왜곡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번에는 새누리당 의석에서 “뭐가 왜곡이야. 다 사실이지”라는 항의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진 의원은 새누리당 김무성 의원의 “지난 대선 때 이미 대화록을 다 입수해서 읽어 봤다”는 취지의 발언에 대해 “대화록을 선거에 이용했음을 스스로 실토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권영세 주중 대사가 지난해 12월 “집권하면 (회의록을) 까겠다”고 말한 내용이 담긴 녹취 파일이 공개된 것과 관련해서는 “새누리당 선대위 최고 책임자들이 국가 1급비밀을 갖고 주무르면서 정치공작을 해 온 것”이라고 규정했다. 진 의원은 첫 폭로자인 새누리당 정문헌 의원, 회의록 전격 공개의 단초가 된 서상기 정보위원장, 회의록을 공개한 남재준 국정원장의 이름을 하나씩 거론하며 “즉시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법안 처리가 모두 끝난 뒤 이어진 5분 자유발언과 신상발언 시간에도 ‘NLL 난타전’이 계속됐다. 민주당 박범계 의원은 “권 대사의 녹취에 회의록 내용도 포함돼 있었다”면서 “두 분의 발언은 결코 대화록을 읽지 않고서는 할 수 없는 일”이라며 새누리당이 대선 전에 회의록 입수 가능성을 거듭 주장했다. 이어 “(새누리당은 대화록 사전유출 의혹이) ‘카더라’ 라고 말하기도 하던데 ‘진짜더라’여서 미안하다”고 주장했다. 새누리당 이철우 의원은 “NLL 포기라는 단어가 있었느냐 없었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군사분계선을 포기했다는 것이 문제”라면서 “어찌 이렇게 왜곡하느냐”고 따졌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2013-06-28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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