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고위급회담 4번, ‘대외업무 전담’ 南 첫 참석 주목
남관표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
외교·통일 정책을 총괄하는 실무 책임자인 남 차장의 합류는 청와대가 이번 회담을 대하는 시각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남측은 조명균 통일부 장관을 수석대표로 천해성 통일부 차관, 남관표 차장, 안문현 국무총리실 심의관이, 북측은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장을 단장으로 박용일 조평통 부위원장, 김윤혁 철도성 부상, 박호영 국토환경보호성 부상, 박명철 민족경제협력위원회 부위원장이 각각 회담 대표단으로 나선다.
통일부 장·차관과 그에 조응하는 조평통 위원장·부위원장은 각기 남북관계를 총괄한다는 측면에서 별개로 하면, 나머지 대표단의 특징은 크게 대비된다.
북측은 철도·도로·삼림 등 판문점선언 이행을 위한 남북 간 협력 분야 “일꾼”들이 대거 배치된 반면, 남측은 통일 정책도 담당하긴 하지만 주로 외교관계와 관련해 전면에 나서왔던 남 차장이 포진했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청와대 관계자는 12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대표단 구성을 보면 북한은 판문점선언 이행을 점검하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고 분석한 뒤 “우리는 (그러나) 상황을 종합적으로 평가하고 남북정상회담을 준비하는 데 초점을 둬 구성했다”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우리는 전체적 틀에서 얘기하자는 것인데, 북측 대표단은 조금 더 실무적 얘기를 해보고 싶은 것 같다”고 추정했다.
다시 말해, 회담에서 북측은 판문점선언을 속도감 있게 이행하자고 촉구하는 데 방점을 찍을 가능성이 있지만, 남측은 판문점선언 이행 중간평가 외에 북미 간 협상 경과, 비핵화 진척 상황, 국제정세를 두루 고려하며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돌파구를 마련해보고자 하는 데 더 의지를 보이는 것 아니냐는 의미인 셈이다.
4·27 남북정상회담에 앞선 3·29 고위급회담 당시에는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대표단으로 참여했다. 이 회담에선 1차 남북정상회담 날짜가 도출된 바 있다.
4·27 및 5·26 두 차례의 남북정상회담 이후 6월 1일 열린 고위급회담 당시에는 청와대 인사는 대표단에 포함되지 않았고, 대신 판문점선언 이행 논의를 위해 김정렬 국토교통부 2차관과 노태강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이 합류했다.
따라서 판문점선언 이행과 관련한 부처 담당자 대신 남관표 2차장이 나서는 건 북미 간 비핵화 협상 걸림돌과, 이를 타개할 방도를 놓고 북측과 심도 있는 논의를 거쳐 공감대를 형성해 보려는 우리 정부의 의도를 짐작하게 하는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북미 교착상태를 타개하려는 청와대의 의지는 그만큼 강하다는 이야기다.
다만, 남 차장의 카운터파트는 물론 대외현안 담당자가 북측 대표단에 없다는 점은 북미 협상의 최대 쟁점인 비핵화 조처와 제재완화 및 종전선언 등에 대한 남북 간 의견 교환이 초보적인 수준에 머물 것이라는 관측을 낳고 있다.
이런 점에서 보면 이번 회담은 북미 간 첨예한 현안을 소재로 다루기보다는 제3차 남북정상회담 시기와 장소를 잡는 데 주력할 가능성이 작지 않다.
북미 간 엉킨 실타래를 풀기 위한 비핵화 현안은 정상 간 다룰 사안인 만큼 일단 정상회담의 장을 마련하는 게 우선이라는 것이다.
정상회담 개최의 시급성에 대한 공감대가 만들어지면 판문점선언 이행은 물론 비핵화와 종전선언·대북제재 등 정상 간 다룰 의제 역시 논의될 수 있다.
남북은 고위급회담을 하루 앞둔 이날도 물밑 협상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안팎에선 3차 남북정상회담이 이달 말이나 늦어도 9월엔 열릴 것이며, 열린다면 애초 거론된 평양도 평양이지만 판문점 등 제3의 장소 역시 배제하기 어렵다는 말들이 나돈다.
청와대 관계자는 “정부는 조속한 남북정상회담 추진이라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전제한 뒤 “시기와 장소는 여전히 열려 있다고 봐야 한다”며 “남북관계가 최우선이므로 다른 외교적 일정이 있다고 해서 시기를 제한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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