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관위 “재단 명의 기부는 선거법 위반”…대선구상 차질 예상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13일 야권 유력 대선주자인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사재 출연으로 설립될 공익재단 ‘안철수재단’에 대해 ‘현상태 활동불가’ 판정을 내렸다.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이 관계자는 “안철수재단 이름으로 금품을 제공하면 입후보 예정자가 주는 것으로 추정이 가능하기 때문에 공직선거법 위반이 된다”고 설명했다.
이는 새누리당 심재철 최고위원이 지난 7일 질의한 데 대해 선관위가 유권해석을 내린 것으로, 한마디로 대선 출마가 유력시되는 안 원장의 이름을 딴 안철수재단의 활동은 사실상 공직선거법 제112조의 기부행위에 해당한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해석된다.
선관위는 다만 “안철수재단이 정상적인 활동을 하려면 재단 명의를 바꾸고, 안 원장이 재단운영에 참여하지 않으며, 재단이 기부행위를 하더라도 안 원장으로 추정할 수 없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즉, 안철수재단의 명칭을 변경한 뒤 안 원장과 이 재단의 연결고리를 없애야 활동이 가능하다는 취지인 셈이다.
하지만 안철수재단의 이름을 바꾼다고 하더라도 안 원장과의 연관성을 100% 배제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힘들다는 점에서 재단의 활동이 어렵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안 원장이 안철수재단과 확실하게 거리를 두겠다는 입장을 밝혀왔지만 정치권에선 안철수재단이 향후 대선국면에서 어떤 식으로든 ‘역할’을 하지 않겠느냐 전망을 해 왔다는 점에서 선관위의 이번 결정이 안 원장의 대선 가도에도 일정부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안 원장은 지난해 11월14일 안철수연구소 주식 지분(37.1%)의 절반을 사회 기부한다는 방침을 밝힌 데 이어 지난 2월 안철수재단 설립 기자회견을 가졌으며, 현재 주식 처분도 마친 상태다.
여야 정치권은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새누리당 홍일표 대변인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선관위의 이번 결정은 법적으로 당연한 것”이라면서 “안 원장이 아예 대선에 안 나온다고 선언하고 사회공헌 활동을 마음껏 하던가, 그게 아니고 대선에 나올 것이라면 선거법에 저촉되는 일을 스스로 자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통합당 정성호 대변인은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명확히 구분해 줘야지 이런 식으로 하면 선거법을 지나치게 확대해석하는 것”이라면서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 등 많은 모임 제지하지 않으면서 공익재단을 만드는 것조차 금지하는 것은 선관위의 월권”이라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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