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평화회담 제안…남북관계에도 변수

北평화회담 제안…남북관계에도 변수

입력 2010-01-12 00:00
수정 2010-01-12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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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간 핵논의 여지 차단하려는 의도 엿보여

“남북한이 각자 자기 진영 앞에 벽 하나씩 쌓은 셈이다.”한 남북관계 전문가는 12일 전날 북한이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을 위한 당사국간 회담을 조속히 개최하자고 제안한데 대해 이같이 평가했다.

 ‘남북간에도 핵문제를 논의해야 한다’는 우리 정부의 입장이 남측에서 쌓은 벽이라면 평화협정 회담 제안은 그 벽에 대항하는 차원에서 북측이 만든 벽으로 볼 수 있다는 얘기다.

 북한은 11일 발표한 외무성 성명에서 ‘한반도 비핵화 프로세스가 정상화되려면 북미간 신뢰가 조성돼야 하며,그것을 위해서는 평화협정부터 체결돼야 한다’는 논리로 평화협정 회담을 제안했다.

 ‘핵문제는 기본적으로 북.미간에 풀 사안이며,비핵화는 평화협정을 통해 북미간의 적대관계가 해소돼야 가능하다’는 북한의 주장은 새로울 것이 없었다.

 그러나 제기한 시점으로 미뤄 올해부터 남북대화에서 핵문제를 본격적으로 논의해보려는 정부의 구상이 비집고 들어갈 틈을 막으려는 의도가 엿보인다는게 정부 안팎의 분석이다.

 한 전문가는 “정부가 올해 남북대화 계기에 북핵 일괄타결안인 ‘그랜드 바겐’과 ‘비핵.개방 3000’을 구체화한 ‘한반도 신(新) 평화구상’을 본격적으로 제시할 경우 북한은 ‘그에 대한 입장은 외무성 성명을 통해 이미 밝혔다’며 선을 그을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또한 외무성 성명에서 ‘선(先) 평화협정 체결,후(後) 비핵화’ 논리를 거듭 강조한 대목은 남북간 갈등의 불씨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우리 정부로서는 북한 비핵화를 통해 남북간 전력 비대칭 문제가 해소되기 전에 평화협정이 체결되는 것은 용납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결국 남과 북이 올해 자신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남북관계를 풀어가기 위한 ‘본게임’을 벌이기 앞서 각자 카드를 펼친 상황이라고 보고 있다.

 올해 전반적인 기대대로 정상회담을 통해 남북관계의 새로운 전기를 만들기 위해서는 비핵화와 평화협정 같은 이른 바 ‘기본 문제’에 대한 입장 조율이 이뤄져야 한다는 숙제가 남과 북 앞에 제시된 셈이다.

 한 대북 전문가는 “양측이 대통령 신년 연설과 신년공동사설을 통해 대화 의지를 주고 받았지만 북한의 평화협정 회담 제안은 정부가 바라는 새로운 남북관계를 만드는 일이 간단치 않을 것임을 보여주는 듯 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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