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혹 커지는 ‘행담도’] “행담도사업 싱가포르 정부와 무관”

[의혹 커지는 ‘행담도’] “행담도사업 싱가포르 정부와 무관”

입력 2005-06-01 00:00
수정 2005-06-01 10:38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행담도 개발 의혹과 관련, 싱가포르 대사관측이 31일 “행담도 개발사업은 싱가포르 정부와 아무 관계가 없다.”는 입장을 밝혀 또 다른 파문이 예상된다.

주한 싱가포르 대사관측은 이날 대변인 명의의 문건을 감사원 기자실에 보내 “행담도개발 프로젝트는 한국도로공사와 행담도개발㈜ 간 민간차원의 투자사업이며, 싱가포르 정부는 이 사업에 개입돼 있지 않다.”고 밝혔다. 또 “행담도개발은 싱가포르 정부와 아무 관련이 없으며, 단지 싱가포르내 민간회사인 이콘사와 관계될 뿐”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김재복 행담도개발 사장은 싱가포르 대사관의 대리인이 아니며, 개인자격으로 활동하고 있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싱가포르 대사관측의 이같은 입장 표명은 최근 문정인 전 동북아시대위원장이나 정찬용 전 청와대 인사수석, 정태인 전 비서관 등의 주장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이날 대사관측의 입장표명은 지난해 5월 캘빈 유 주한 싱가포르 대사가 정 전 수석에게 보낸 서한내용과도 배치된다. 당시 캘빈 대사는 “김재복 사장은 믿을 만한 사람이며, 행담도개발사업은 S프로젝트의 일환”이라고 한국 정부 차원의 협조를 당부했었다.

그 뒤 캘빈 대사는 김 사장과 함께 청와대를 방문해 정 전 수석을 만났다. 현 싱가포르 대사도 캘빈 유다.

캘빈 대사가 행담도개발사업 및 김 사장과 싱가포르 정부의 관계에 선을 그음에 따라 의혹은 더욱 증폭될 전망이다. 싱가포르 대사관측의 주장만 놓고 보면 청와대 핵심인사들이 김 사장에게 철저히 놀아난 꼴이 된다. 김 사장이 도로공사와의 불공정계약을 성사시켜 행담도개발 사업권을 따냈고, 이 과정에서 싱가포르 정부 및 자본과 긴밀한 관계에 있는 것처럼 자신을 포장했으며, 이에 따라 청와대 관계자들은 김 사장을 싱가포르 자본을 끌어올 유력인사로 보고 적극적인 지원활동을 벌인 셈이 된다. 결과적으로 노무현 대통령마저 직·간접적으로 연루된 게 아니냐는 의구심을 낳게 한다.

그러나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같은 사건 흐름에 대해 전형적인 ‘꼬리 자르기’ 아니냐는 의심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한편 감사원은 이날 정태인 전 청와대 비서관과 강영일 건교부 도로국장을 조사한 데 이어 1일 정찬용 전 인사수석과 문정인 전 동북아위원장도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진경호 강혜승기자 jade@seoul.co.kr
2005-06-01 22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