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때문에 죽었다…투표관리원 900명 사망한 ‘이 나라’

선거 때문에 죽었다…투표관리원 900명 사망한 ‘이 나라’

김유민 기자
김유민 기자
입력 2024-01-17 11:14
수정 2024-01-17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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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권자 2억 500만명…투표소 82만개
코끼리 타고, 뗏목으로 물 건너 이동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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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각 선거구로 보낼 투표함을 정리하다 휴식하는 투표함 관리자들.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각 선거구로 보낼 투표함을 정리하다 휴식하는 투표함 관리자들.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선거 유권자 수만 2억 500만명. 하루에 대통령과 국회의원 선거를 모두 치르는 인도네시아가 올해 역시 570만명의 투표관리원을 채용하고 전국에서 82만여개의 투표소를 운영한다.

다만 이번에는 투표관리원 연령을 55세 이하로 제한하고 혈압과 혈당, 콜레스테롤 수치 등을 포함한 건강검진 진단서를 제출하도록 했다.

지난 선거에서 약 900명의 투표관리원이 과로 등으로 사망했기 때문이다. 자바 섬, 수마트라 섬, 술라웨시 섬 등 큰 섬을 비롯해 1만 7000여개 섬으로 구성된 인도네시아는 국토가 동서로 5000㎞에 걸쳐 길게 뻗어있기 때문에 인도네시아 동부와 서부는 2시간의 시차가 난다.

선거 담당자들은 말과 코끼리, 뗏목까지 동원해 투표함을 선거구에 옮겨야 했다. 투표소 인근 보안을 위해 약 50만명의 경찰 및 군 병력이 투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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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의 한 선거관리소에서 투표관리원들이 다음달 14일에 열릴 대선을 위한 투표용지를 정리하고 있다.  2024.1.10.AP 연합뉴스
인도네시아의 한 선거관리소에서 투표관리원들이 다음달 14일에 열릴 대선을 위한 투표용지를 정리하고 있다. 2024.1.10.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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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선거 관계자들이 술라웨시 지역에서 투표함 지고 물을 건너고 있는 모습. AFP연합뉴스 자료사진
인도네시아 선거 관계자들이 술라웨시 지역에서 투표함 지고 물을 건너고 있는 모습. AFP연합뉴스 자료사진
투표소 준비, 투표 및 개표 작업 등으로 수일 동안 밤을 세운 영향으로 투표관리원이 사망했지만 당시 과중한 업무에도 불구하고 투표관리원의 급여는 50만 루피아(약 4만원)에 불과했다. 사망수당 등도 존재하지 않았다. 선거기간 사망한 경찰관도 15명, 이들은 산악 오지에 투표함을 전달하다 교통사고를 당했다.

당시 인도네시아 선관위원회(KPU)는 투표관리원 및 경찰 등 894명이 사망하고 5175명이 건강 이상을 보였다고 밝힌 바 있다. 인도네시아 보건부는 대다수가 50~70세인 투표관리원이 당뇨병, 고혈압 등을 앓고 있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부정선거와 연계한 독살 의혹도 제기됐다. 실제로 당시 대선에서 패배한 후보인 프라보워 수비안토가 헌법재판소에 불복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선관위는 올해 대선과 총선에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가능한 한 젊은이로 투표관리원을 뽑는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투표관리원 임금도 2019년보다 2배 이상 많은 110만루피아(약 9만 4000원)로 책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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