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에 피해 장병 형 폭로
“선임병 4명이 복무 한 달째인 동생 구타”“시가잭으로 팔 지지기, 정강이 걷어차기 등”
“그렇게까지 했어야 했나…어머니 종일 오열”
“매번 ‘힘들다’ 했는데 아무 것도 못하는 현실”
해병대측 “장병 분리 조사 중… 엄정 처리”
“시가잭으로 지졌다… 후임병 가혹 행위”
한 페이스북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 계정에 올라온 해병대 1사단 후임병 가혹 행위 관련 사진. 2021.9.9 페이스북 계정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 캡처.
“안 보이는 곳만 치밀하게 때렸다”
“동료 사병이 폭행 사실 신고했지만
안 보이는 곳에서 더 심하게 폭행”
9일 해병대 1사단에 따르면 한 장병의 형이라고 밝힌 사람이 최근 해병대 복무하고 있는 동생이 선임병 4명으로부터 정강이 걷어차기 등 구타, 인격모독, 시가잭으로 팔 지지기 등을 당했다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페이스북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에 올렸다.
그는 동생이 화상을 입은 사진도 함께 게시했다.
작성자는 “제 동생이 지금 해병대 근무 중인데 선임병 4명이 각각 정강이 걷어차기, 복부 가격, 빠따(야구 배트)로 구타, 뺨 가격, 인격 모독, 차량에 있는 시가잭으로 팔 지지기 등 가혹행위를 당했다”고 올렸다.
이어 “안 보이는 곳만 치밀하게 때려 증거를 남기지 않으려 하며 수없이 많은 만행들을 저질러서 현재 군 내부에서 징계 절차를 밟고 있다”고 설명했다.
작성자는 “동료 사병이 폭행 사실을 신고했지만 가해자들은 말뿐인 사과로 일관했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더욱 심하게 폭행했다”고 주장했다.
신고했지만… 대답 없었다
성추행 피해 공군 부사관 사망 사건을 계기로 군대 악습 철폐 목소리가 높아지는 가운데 군 장병들이 6일 서울 국방부 앞에 설치된 군 내 성범죄 신고상담전화 ‘국방헬프콜 1303´ 홍보 안내판 앞을 지나가고 있다.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군 생활 적극적인 동생… 가슴 아파”그는 “동생은 복무한 지 1개월 밖에 되지 않았지만 청소시간에는 맨손으로 소변기를 청소할 정도로 군 생활에 적극적이었다”고 밝혔다.
작성자는 “제 어머니도 이 소식을 들으시고 하루 내내 제 앞에서 오열하셨다”면서 “실수를 하고 말고가 문제가 아니라 그렇게까지 해야 할 이유가 있었을까 싶다”며 울분을 터뜨렸다.
그는 “(동생이) 매번 힘들다고 할 때마다 할 수 있는 게 없는 현실이 너무 가슴 아프다”고 했다.
그는 “폭행 모습을 보고도 방관하는 병사들도 문제”라고 지적한 뒤 “군대 악습은 절대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며 철저한 조사를 촉구했다.
이에 대해 해병대 1사단은 지난 8일 피해 장병이 지휘관에게 내용을 알렸고 가해자와 피해 장병을 분리했다고 밝혔다.
1사단 관계자는 “8일 부대 자체 진단을 통해 피해 장병이 지휘관에게 개별면담을 신청했으며 관련 내용을 확인한 즉시 가해자와 피해 장병을 분리한 상태”라면서 “관련 사안은 현재 군사경찰이 조사하고 있으며 법과 규정에 따라 엄정하게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군대 가혹행위.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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