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인구절벽 위기에 6년 만에 3자녀 허용

中 인구절벽 위기에 6년 만에 3자녀 허용

류지영 기자
류지영 기자
입력 2021-05-31 18:00
수정 2021-05-31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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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자녀 정책 저출산·고령화 개선 안 돼
“인구 구조 개선해 인적자원 우위 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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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도 저출산 “3자녀 허용” AP 연합뉴스
중국도 저출산 “3자녀 허용”
AP 연합뉴스
중국이 35년간 시행한 ‘한 자녀’ 정책을 폐기하고 ‘두 자녀’를 인정한 지 6년 만에 ‘세 자녀’도 허용하기로 했다. 두 자녀 정책으로 저출산·고령화 문제가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자 산아제한을 한 번 더 완화한 것이다.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 정치국은 31일 회의를 열고 “14차 5개년(2021~2025) 계획 기간 인구 고령화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자 한 부부가 최대 3자녀까지 낳을 수 있도록 결정했다”며 “인구 구조를 개선해 중국 인적 자원의 우위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이번 회의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직접 주재했다. 다만 기존 한 자녀 가정과 농촌 가정에 대해서는 기존의 지원 정책을 유지하기로 했다.

중국의 인구는 1949년 5억명에서 1964년 7억명, 1974년 9억명으로 빠르게 늘었다. 이에 덩샤오핑은 1980년 “2010년까지 인구를 14억명으로 유지하겠다”며 소수민족을 제외한 모든 가정에 한 명씩만 자녀를 낳도록 강제했다. 이후 연평균 소득의 10배에 달하는 벌금과 강제 유산 장려 등을 통해 인구 증가를 최소화했다.

하지만 부작용도 상당했다. 조부모 4명과 부모 2명, 아이 1명으로 이뤄진 ‘4·2·1’ 가족 구조가 고착화돼 경제를 끌고 가야 할 젊은 세대가 부모와 조부모를 부양해야 하는 어려움이 생겨났다. 2015년부터 노동 가능 인구(15~64세)도 줄어들었다. 여기에 아들을 원하는 가정에서 둘째 이후 자녀를 호적에 올리지 않는 ‘헤이하이즈’(어둠의 자식)도 사회문제로 대두가 됐다. 현재 이 수는 4억명가량으로 추정된다.

뒤늦게 중국 정부가 2015년 ‘두 자녀 정책’을 발표했지만, 출산율은 반등하지 않고 있다. 중국 역시 한국이나 일본처럼 높은 주거비와 경쟁적인 생활환경 때문에 ‘아이를 낳으라고 해도 낳지 못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중국사회과학원은 2035년 노후연금 고갈 사태가 일어날 수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결국 중국 공산당이 아이를 더 낳고 싶은 부자들은 더 낳으라는 신호를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중국국가통계국은 지난 11일 발표한 ‘제7차 전국인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중국의 연령대별 인구 분포는 14세 이하 17.95%, 15∼59세 63.35%, 60세 이상 18.7%였다. 10년 전과 비교하면 15∼59세는 7% 포인트 감소했고 60세 이상은 5% 포인트 늘었다. 특히 65세 이상 인구 비중이 13.5%에 달해 유엔이 규정한 고령사회(14% 이상)에 근접했다.

중국 언론은 이번 소식을 전하면서 “지도부는 인구의 균형발전 촉진, 가족계획의 기본 국가정책 유지, 인구 발전전략 개선, 인구 고령화에 대한 대비를 이번 정책 변화의 이유로 제시했다”고 밝혔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2021-06-01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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