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페이지

“암 걸려라” “뚱뚱”… 英 여성 스포츠인 30% “악플 경험”

“암 걸려라” “뚱뚱”… 英 여성 스포츠인 30% “악플 경험”

이기철 기자
이기철 기자
입력 2020-08-10 17:38
업데이트 2020-08-10 18:11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2015년 14%보다 2배 이상 증가
부적절한 사진에 위협 느끼기도

영국 엘리트 여성 선수 중 10명에 3명꼴은 소셜미디어에서 외모와 성차별적인 “무시무시한 학대”를 당했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고 영국 공영방송 BBC가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5년 전보다 배로 늘어난 응답으로 온라인 폭력 문제가 되레 악화됐음을 보여 준다.

BBC 스포츠가 영국 엘리트 여성 스포츠인 1068명(39개 종목)을 대상으로 익명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30%인 160명은 소셜미디어에서 괴롭힘을 당했다고 답했다. 2015년 조사 당시 14%보다 2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또 36%는 클럽이나 협회로부터 아이를 갖도록 지원받지 못하고 계속 경기를 하도록 했다고 응답했고, 4%는 아이가 스포츠 경력에 영향을 미친다고 느껴 낙태를 했다고 답했다. 60%는 생리로 실력 발휘에 영향을 받았거나 훈련이나 경기에 참여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응답자의 40%는 생리를 감독과 논의하는 것이 불편하게 느껴졌다고 답했다.

여성 선수 일부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부적절한 사진을 받았고, 이를 ‘위협적이고 무서운’ 학대로 서술하기도 했다.

스포츠에서 성차별 경험자는 65%나 됐지만, 이를 실제 보고했다는 응답은 10%에 불과했다. 스포츠에서 인종차별을 경험하거나 목격했다고 답한 비율도 20%였다.

나이절 허들스턴 영국 체육부 장관은 “우리는 온라인 플랫폼을 사용자들에게 더 안전한 공간으로 만들겠다는 야심 찬 목표를 세웠고,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며 당장 개선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BBC 스포츠는 “소셜미디어에서 혐오 표현과 싸우겠다는 자세를 견지하고 있다”며 “댓글 영역에서 혐오 표현을 차단하겠다”고 밝혔다. 또 “심각한 사건은 관계 당국에 보고하겠다”면서 “우리의 인터넷 공간을 친절하고 존중받는 곳으로 만드는 데 앞장서겠다”고 다짐했다.

BBC 스포츠가 실시한 조사는 2013년과 2015년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2020-08-11 25면

많이 본 뉴스

의료공백 해법, 지금 선택은?
심각한 의료공백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의대 증원을 강행하는 정부와 정책 백지화를 요구하는 의료계가 ‘강대강’으로 맞서고 있습니다. 현 시점에서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사회적 협의체를 만들어 대화를 시작한다
의대 정원 증원을 유예하고 대화한다
정부가 전공의 처벌 절차부터 중단한다
의료계가 사직을 유예하고 대화에 나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