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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표 낸 문찬석 ‘秋인사’ 날 선 비판… 성토장으로 변한 檢 내부망

사표 낸 문찬석 ‘秋인사’ 날 선 비판… 성토장으로 변한 檢 내부망

박성국 기자
박성국 기자
입력 2020-08-10 17:38
업데이트 2020-08-10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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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하다 퇴임서 한두 마디 무슨 소용
정치, 검찰에 너무 깊숙이 들어와 염려”
검언유착 수사지휘권 발동 고강도 비판
“인사 집착하는 이미지 왜곡 우려” 반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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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검사장급 인사 직후 이에 반발해 사표를 낸 문찬석(59·사법연수원 24기) 광주지검장이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를 통해 추미애(62·14기) 법무부 장관 등을 항해 날 선 비판을 이어 가고 있다. 검찰 내부에서는 문 지검장의 주장에 동조하는 목소리도 나오지만, “인사 메시지를 과대평가한다”는 반론도 제기됐다. 추 장관이 ‘형사·공판부 중용 원칙’을 천명한 ‘인사 개혁’을 두고도 엇갈린 평가가 나온다.

문 지검장은 10일 오전 이프로스에 올린 글을 통해 “눈치보고 침묵하고 있다가 퇴임식에서 한두 마디 죽은 언어로 말하는 것이 무슨 울림이 있겠나”라며 “잘못된 것에는 단호하게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검사장들이 다른 마음을 먹고 있거나 자리를 탐하고 해야 할 일을 하지 않는다면 검찰총장은 무력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잘 안다”면서 “정치의 영역이 검찰에 너무 깊숙이 들어오는 것 같아 염려된다. 우리의 정치적 중립성은 결코 포기할 수 없는 가치이고 검사장들이 주어진 자리에서 소임을 다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문 지검장은 이어 “국민들의 시선을, 여러 검사장만을 묵묵히 보고 있는 후배들의 참담한 시선을 생각해 주시기 바란다”며 “검찰청법에 규정된 총장의 지휘·감독권이 무너지면 그 피해는 오로지 국민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총장은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고 말했지만, 저 역시 누구 똘마니 소리 들어가며 살아온 사람이 아니다”라고 썼다.

앞서 문 지검장은 지난 7일 한직으로 분류되는 법무연수원 기획부장으로 좌천성 전보 인사가 나자 곧바로 사직서를 내고, 이튿날 이프로스에 추 장관의 인사와 ‘검언유착’ 사건 수사에 대한 수사지휘권 발동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문 지검장이 올린 글에는 “후배들을 위한 명문을 남겨 주셔서 감사하다”, “태풍이 지난 후 배는 다시 띄우면 된다. 고생 많으셨다” 등 후배 검사들의 댓글이 쏟아졌다.

반면 박철완(48·27기) 부산고검 창원지부 검사는 이날 이프로스에 올린 글에서 “인사권자는 인사를 통해 자신의 철학을 검찰 조직에 주입하고, 구성원들은 인사를 토론과 노력의 계기로 삼아 (검찰의) 본질적 가치를 수정하거나 심화시킬 수 있다”고 전제한 뒤 “인사는 우리가 살면서 맞닥뜨리는 여러 메시지 중 하나에 불과한데, 과하게 그 의미나 크기를 평가하는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김석우(48·27기) 서울고검 형사부장도 “최근 보도되는 것을 보면 ‘검사들이 인사에 굉장히 집착한다’는 왜곡된 이미지로 국민들에게 비춰지는 것 같아 안타깝다”는 의견을 밝혔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2020-08-11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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