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 규제의 역설인가…거래 줄어도 집값 올랐다

文정부 규제의 역설인가…거래 줄어도 집값 올랐다

임주형 기자
임주형 기자
입력 2020-07-06 20:52
수정 2020-07-07 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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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개월 거래 줄 때 고작 석달만 값 내려
“수요 억제 부작용… 공급 대책 동반돼야”

서울 송파구 잠실 일대 아파트 단지의 모습. 연합뉴스
서울 송파구 잠실 일대 아파트 단지의 모습. 연합뉴스
주택시장에선 거래량과 가격이 양의 상관관계를 보인다는 게 정설로 통한다. 거래량이 늘면 가격이 오르고, 반대로 거래량이 줄면 가격도 하락하는 사례가 많다는 것이다. 한국감정원 부동산연구원도 ‘주택가격과 거래량의 관계 분석’이란 보고서에서 “실거래가격이 시장 상황을 정확하게 반영한 것이라면 우리나라도 주택가격과 거래량 간에 정(正)의 상관관계가 존재한다”고 인정했다. 하지만 현 정부 출범 후 첫 부동산 대책인 2017년 8·2 대책 이후 이런 공식이 사실상 깨진 모습이다. 지난 3년간 주택거래가 위축됐음에도 오히려 집값은 오른 경우가 많았다. ‘규제의 역설’에 빠진 것이란 진단이 나온다.

6일 서울신문이 통계청과 국토교통부, 감정원의 ‘주택매매거래현황’과 ‘주택매매 가격 변동률’을 분석한 결과 8·2 대책이 발표된 2017년 8월부터 올 5월까지 서울 주택거래량이 전월보다 줄어든 달은 15개월 있었다. 이 중 지난해 1월(-0.20%)과 2월(-0.19%), 올 4월(-0.02%) 등 3개월만 주택가격이 하락했다. 거래량과 가격이 상관관계를 보인 비율이 20%에 불과한 것이다. 2018년 11월엔 거래량이 50.4%나 줄었는 데도 가격은 0.20% 올랐다. 8·2 대책 이전과 비교하면 명확히 대비된다. 2010년 1월부터 2017년 7월까지 서울 주택거래량이 전월보다 줄어든 달은 43개월 있었는데, 이 가운데 21개월(48.8%)은 가격이 떨어졌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수요 억제로 일관하는 정부의 부동산 대책은 중장기적으론 시장을 왜곡해 부작용이 커진다”며 “공급 대책도 반드시 동반돼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2020-07-07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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