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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지키려고… 워싱턴DC에 美육군 1600명 배치했다

트럼프 지키려고… 워싱턴DC에 美육군 1600명 배치했다

안석 기자
안석 기자
입력 2020-06-03 18:04
업데이트 2020-06-03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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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강경 진압” 선전포고 하루 만에
워싱턴 DC 시위 이래 최다 2000명 모여
백악관 주변에 2.4m 쇠울타리 설치도

통금 앞당긴 뉴욕 ‘아수라장’ 200명 체포
중동 3국 파병보다 많은 주방위군 투입
미국 국민 64% “이번 시위 동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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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통 경호’ 링컨 기념관
‘철통 경호’ 링컨 기념관 비무장 흑인이 경찰의 폭력적 체포로 사망한 사건에 분노한 시위가 미국 전역을 휩쓰는 가운데 2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 있는 링컨기념관을 폐쇄한 채 경찰들이 지키고 있다. 이곳은 흑인 해방의 성역으로 여겨진다.
워싱턴DC 로이터 연합뉴스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의 사망으로 촉발된 인종차별 반대 시위에 군대를 투입할 수 있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선전포고’ 하루 뒤인 2일(현지시간) 수도 워싱턴DC에 현역 육군 1600여명이 배치됐다. 백악관이 트럼프의 강경 기조에 맞춰 병력을 증원했지만, 되레 워싱턴DC에는 시위 시작 이래 최대 인파가 모이는 등 미국 전역에서 시위의 불길은 더욱 뜨거워졌다.

로이터통신은 조너선 호프만 국방부 대변인이 “군 병력이 수도 지역(NCR)에 있는 군 기지에서 경계 태세를 갖추고 있다”며 육군 병력이 배치된 사실을 알렸다고 보도했다. 이들 병력은 워싱턴DC 내부에 있는 것은 아니지만,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대기시킨 것으로 관측된다. 또 인디애나, 사우스캐롤라이나, 테네시주의 주 방위군 병력 1500명을 워싱턴에 추가로 투입할 예정이다. 미 전역 29개 주에는 1만 8000명의 주 방위군이 시위 대응에 투입됐으며, 이 같은 규모는 이라크와 시리아, 아프가니스탄에 파견된 미군 병력을 다 합친 숫자와 비슷하다고 CNN은 전했다. 더불어 백악관 인근 라파예트 광장 주변에는 백악관 경호를 위한 8피트(2.43m) 높이의 쇠 울타리도 설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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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토화’ 한인 상점
‘초토화’ 한인 상점 2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서 한인 교포가 운영하는 점포의 내부. 시위대에 약탈을 당해 물건들이 바닥에 어지럽게 널려 있다.
펜실베이니아 뷰티서플라이 협회 제공
이날 낮까지 비폭력 기조가 유지된 워싱턴DC의 시위 규모는 2000명을 넘어서 지난달 29일 수도에서 시위가 시작된 이래 가장 많은 인원이 모였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전했다. WP는 이날 워싱턴 도심에서 열린 시위에 아이를 데리고 나온 주부, 노부부, 고등학생 등 남녀노소가 참여했고, 민주당 유력 대선주자였던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이 남편과 함께 현장에 나왔다고 보도했다. 또 일부 시위자가 도심 기물을 파손하려 하자 주변에 있던 시위대가 이를 제지하며 비폭력을 호소하기도 했다.

주요 도시들은 시위 확산을 우려해 통행금지 시간을 앞당겼지만, 오히려 혼란은 더욱 커진 모습이었다. 전날부터 통금 시간을 4시간 앞당겨 오후 7시로 바꾼 워싱턴DC는 시위 해산을 위해 경찰이 최루탄을 쏘는 등 대응에 나서며 도심은 다시 아수라장이 됐다. 밤 11시부터였던 통금 시간을 3시간 앞당긴 뉴욕시는 자정을 지나 새벽 1시까지 200여명의 시위대를 체포됐다. CNN은 “체포 인원이 더 늘어날 것”이라는 뉴욕시 경찰 측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날 미국에서 가장 큰 규모의 시위는 플로이드의 고향인 휴스턴에서 있었다. 2만 5000명 이상이 시위에 참여했으며 참가자 가운데에는 시장과 플로이드의 어린 시절 친구 등도 있었다고 WP는 전했다.

시위 확산과 함께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여론도 악화되고 있다. 로이터통신과 여론조사업체 입소스가 미국 성인 100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온라인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64%가 이번 시위에 동조하며, 동조하지 않는다는 답변은 27%에 그쳤다. 트럼프의 시위 대처가 적절하다는 평가도 국정지지율(39%)보다 낮은 33%에 불과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2020-06-04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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