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95’ 대란에 中 규격 ‘KN95’ 대체 지급
성능 부실 지적엔 “사용여부 각자 판단”아베 신조 일본 총리.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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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일본 민방 MBS에 따르면 후생노동성은 병원 등에서 의사, 간호사 등 의료진이 사용하는 ‘N95’ 규격 마스크가 부족해지자 중국 규격을 따르는 ‘KN95’ 마스크를 들여와 대체품으로 지급했다. 그러나 일선 현장에서는 “사용할 수 있는 물건이 아니다”라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방심하고 KN95 마스크에 의지했다가는 의료진 감염은 물론이고 의료기관 원내 감염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MBS는 “KN95 규격은 공사현장 등에서 작업자들의 분진 흡입을 막는 데 주로 쓰이는 마스크”라며 직경 0.3μm의 미세한 입자를 95% 이상 막아 주는 고성능 N95 마스크와는 차원이 다른 제품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N95 마스크는 한 번 쓰고 폐기하는 게 원칙이지만, 심각한 부족 때문에 그동안 의료현장에서는 마스크가 해질 때까지 재사용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정부는 지난 4월부터 일선에 KN95 마스크 공급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사가현에 있는 한 병원 의사는 “KN95 마스크는 (밀착력이 너무 떨어져서) 마스크와 뺨 사이로 손가락 1개가 그냥 들어가 버릴 정도”라며 “이 마스크는 사용하는 것 자체가 위험한 일”이라고 MBS에 말했다.
이에 대해 일본 정부는 KN95 마스크를 공급하면서 “이 마스크를 쓸 것인지는 얼굴 밀착도 테스트 등을 거쳐 각 의료기관이 판단할 문제”라는 입장이어서 무책임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2020-06-03 18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