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측근 선들랜드 “우크라 수사 대가성 있었다”

입력 : ㅣ 수정 : 2019-11-22 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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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지시로 줄리아니 변호사와 일해 폼페이오·볼턴 등 모든 상황 알고 있었다”
트럼프 “대가 없었고 결코 잘못한게 없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고든 선들랜드 유럽연합(EU) 주재 미국 대사의 탄핵 공개청문회 발언에 반박하는 글을 쓴 메모지를 손에 들고 있다. “나는 아무것도 원하지 않는다” 등을 쓴 이 메모는 선들랜드 대사의 발언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에게 유리하게 해석할 수 있는 부분만 인용됐다. 워싱턴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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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고든 선들랜드 유럽연합(EU) 주재 미국 대사의 탄핵 공개청문회 발언에 반박하는 글을 쓴 메모지를 손에 들고 있다. “나는 아무것도 원하지 않는다” 등을 쓴 이 메모는 선들랜드 대사의 발언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에게 유리하게 해석할 수 있는 부분만 인용됐다.
워싱턴 로이터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거액을 기부했던 고든 선들랜드 유럽연합(EU) 주재 미국 대사가 우크라이나 스캔들의 핵심인 ‘쿼드 프로 쿼’(대가)를 인정한 데 이어 행정부 고위 관료들이 사전에 이를 인지하고 있었다고 증언하며 트럼프 대통령이 한층 더 위기에 몰렸다.

20일(현지시간) CNN 등 외신에 따르면 선들랜드 대사는 이날 미 하원 정보위원회가 연 탄핵 조사 공개청문회에서 “백악관과의 통화와 면담과 관련해 ‘대가’가 있었는지 묻는다면 내 답변은 ‘그렇다’이다”고 밝혔다.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정부에 민주당 유력 대선주자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 부자와 부리스마(바이든 아들이 일한 가스 회사)에 대한 조사를 압박하며 군사 원조나 정상회담 등 특정 대가를 제시했다는 의미다.

선들랜드 대사는 또 “트럼프의 직접 명령에 따라 릭 페리 에너지 장관, 커트 볼커 전 국무부 우크라이나 협상대표는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인 루디 줄리아니와 일해 왔다”고 증언했다. 그는 “줄리아니와 일하고 싶진 않았지만 이를 거부하면 양국의 관계를 강화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를 놓칠 것이라는 것을 모두가 알고 있었다”고 발언했다.

대사는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믹 멀베이니 백악관 비서실장 대행, 존 볼턴 전 국가안보보좌관 등 트럼프 행정부의 핵심 관료들이 이 모든 상황을 인지하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그간 스캔들과 거리를 둬 왔던 폼페이오 장관은 이번 증언을 계기로 더욱 입지가 좁아졌다는 평이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선들랜드 대사의 발언 중 자신에게 유리한 부분만 발췌해 탄핵 조사를 ‘마녀사냥’이라고 비판했다. 선들랜드는 지난 9월 통화에서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로부터) 아무런 대가를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증언했는데, 트럼프는 이날 기자회견에 해당 문구를 자필로 쓴 메모지를 들고 나와 반복적으로 읽어 내려갔다. 대통령은 “그들(민주당)은 이제 (탄핵조사를) 끝내야 한다. 대가는 없었다. 나는 결코 잘못한 게 없다”고 강조했다.

대통령은 자신의 취임위원회에 100만 달러(약 11억 8000만원)를 기부한 선들랜드 대사를 “잘 모르는 인물”로 치부하기도 했다. 뉴욕타임스는 “트럼프는 자신에게 위협이 되는 측근에 대해 이렇게 묘사하는 화법을 사용한다”고 꼬집었다. 선들랜드는 이에 대해 “대통령과 20번가량 전화통화를 나눴다”고 말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2019-11-22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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