밧줄 타고 하수구 기어가고…홍콩 시위대 이공대 ‘필사의 탈출’

입력 : ㅣ 수정 : 2019-11-20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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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위대 학부모, 자녀 행방 몰라 발 ‘동동’…“무사 귀환만 기다려”“시위대가 점거한 중문대 캠퍼스서 화염병 8천개 발견”
20일 홍콩 이공대에서 시위대로 추정되는 한 남성이 의료진의 들것에 실려 불에 탄 잔해로 가득한 교정을 지나 밖으로 옮겨지고 있다.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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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일 홍콩 이공대에서 시위대로 추정되는 한 남성이 의료진의 들것에 실려 불에 탄 잔해로 가득한 교정을 지나 밖으로 옮겨지고 있다.
AP 연합뉴스

홍콩 경찰이 대학 점거 시위대의 ‘최후 보루’인 홍콩 이공대 봉쇄를 나흘째 이어가는 가운데, 시위대는 경찰의 봉쇄를 뚫고 탈출을 시도했다.

로이터 통신은 20일 “18일 저녁부터 1천명 넘게 체포되면서 현재 캠퍼스에는 100명이 채 안 되는 시위대가 남아있는 것으로 전해진다”면서 “캠퍼스 내 시위대의 선택지가 줄어들고 있다”고 보도했다.

경찰은 이공대를 전면 봉쇄한 채 시위대가 투항하기를 기다리는 ‘고사 작전’을 펼치고 있다. 시위대는 수차례 이공대를 빠져나가려했지만 대부분 실패했다.

앞서 지난 18일 시위대 수십명이 이 학교 건물 옆 7m 높이 육교에서 밧줄을 타고 고속도로로 내려온 뒤 대기하고 있던 오토바이를 타고 달아났다. 하지만 이 경로도 경찰에 의해 곧바로 봉쇄됐다.

캠퍼스 내에 남아있는 한 시위참가자는 홍콩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인터뷰에서 “나는 현장에서 밧줄을 잡고 있었다. 나도 떠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경찰이 와서 우리를 뒤쫓았다”고 말했다.

시위대 십여명이 마스크를 쓰고 비닐을 입은 채 하수도 터널로 들어가 탈출을 시도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한 시위 참가자는 “이렇게 오랫동안 막고 있다는 게 놀랍다”고 말하고, “경찰이 통제하고 있기 때문에 많은 시위대가 두려워하며 떠났다. 또 상당수는 우리가 지지를 잃고 있는 데 슬퍼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다른 시위 참가자는 “떠나고 싶지만 항복하지는 않겠다”면서 “여기 계속 있으면 체포되겠으나 지금 걸어 나가도 분명 그럴(체포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경찰 소식통은 시위대가 점거했다 철수한 홍콩 중문대학에서는 화염병 8천개 이상이 발견됐다고 SCMP에 말했다.

시위대의 학부모들은 자녀가 캠퍼스에서 무사히 나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전날 오후 이공대 옆 침사추이 지역에서는 시위대 학부모 10여명이 ‘항상 너를 사랑하고 지지한다. 제발 무사하길 빈다’ 등이 쓰인 팻말 등을 들고 서 있었다.

15세 아들이 이공대 안에 있다는 학부모 리(45) 씨는 “아들은 단지 응급 구조요원으로 활동하려고 이공대에 들어간 것”이라며 “아이가 무사히 돌아오기만을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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