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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비 인상에 성난 산티아고… 칠레, 15일간 비상사태 선포

지하철비 인상에 성난 산티아고… 칠레, 15일간 비상사태 선포

민나리 기자
민나리 기자
입력 2019-10-20 18:00
업데이트 2019-10-20 2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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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녜라 대통령 심야 통행금지령도 발령

시위대 건물 파손하고 지하철역 불 질러
정부 인상안 철회에도 시위는 계속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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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레 산티아고의 지하철 요금 인상에 반대하는 학생들이 지난 18일(현지시간) 한 개찰구를 막은 채 남미 유명 민중가요 제목인 ‘단결된 민중은 패배하지 않는다’ 등의 문구가 쓰인 손팻말을 들고 시위하고 있다. 산티아고 AP 연합뉴스
칠레 산티아고의 지하철 요금 인상에 반대하는 학생들이 지난 18일(현지시간) 한 개찰구를 막은 채 남미 유명 민중가요 제목인 ‘단결된 민중은 패배하지 않는다’ 등의 문구가 쓰인 손팻말을 들고 시위하고 있다.
산티아고 AP 연합뉴스
 칠레 수도 산티아고에서 지하철 요금 인상에 반대하는 고등학생과 대학생의 격렬한 시위가 2주가량 이어지며 20일(현지시간) 사망자까지 발생했다. 정부는 전날 요금 인상안을 철회하기로 했지만 시위가 잦아들지는 미지수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시위 과정에서 슈퍼마켓에 불이 나 두 사람이 숨지고 한 사람은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사망했다. 전날 세바스티안 피녜라 칠레 대통령이 TV로 생중계된 연설에서 “지하철 요금 인상을 중단할 것”이라고 선언했음에도 시위가 이어지며 인명 피해까지 발생한 것이다. 정부는 이날 산티아고에 15일간 비상사태를 선포했으며 오후 10시부터 다음날 오전 7시까지 통행금지령을 발령했다.

 국가 비상사태까지 선포된 이번 시위는 지난 6일 산티아고에서 지하철 요금이 인상되며 촉발됐다. 유가 상승과 페소화 가치 하락에 따라 산티아고 지하철 요금은 피크타임 기준 종전 800칠레페소(약 1328원)에서 830칠레페소로 3.8% 올랐다. 비율로만 보면 크지 않지만 계속된 요금 인상이 이들의 심기를 건드렸다.

 이번 시위는 특히 10대 후반과 20대 초반이 주축이 되며 지난 7일부터 시작돼 점차 격렬해졌다. 시위대는 건물을 파손하고 상점을 약탈하는가 하면 지하철역에 불을 질러 지하철 운행이 전면 중단됐다. 앞서 18일 글로리아 후트 칠레 교통부 장관이 “정부가 지하철 운영비의 거의 절반을 지원하고 있다”면서 “요금 인상을 철회하지 않겠다”고 말한 것도 시위대를 더욱 자극했다.

 정부가 지하철 요금 인상안을 철회하기로 했지만 피녜라 정권의 잦은 공공요금 인상 등으로 국민 전체의 불신이 높은 상황에서 이 같은 조치는 미봉책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2019-10-21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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