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미심쩍은 ‘호반 역전극’… 광주, 이의 수용→KBC 만남→경쟁사 감점

입력 : ㅣ 수정 : 2019-08-20 0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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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사유화 시도-호반건설 그룹 대해부] 광주시 공공사업 ‘호반 밀어주기’ 의혹
특혜 논란 된 중앙공원 사업부지  석연치 않은 과정을 거쳐 금호산업에서 호반건설로 사업자가 변경돼 특혜 논란이 제기되고 있는 광주 민간공원 특례사업 중앙공원 2지구 사업부지. 특별취재팀 hobanjeb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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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혜 논란 된 중앙공원 사업부지
석연치 않은 과정을 거쳐 금호산업에서 호반건설로 사업자가 변경돼 특혜 논란이 제기되고 있는 광주 민간공원 특례사업 중앙공원 2지구 사업부지. 특별취재팀 hobanjebo@seoul.co.kr

광주시 주관 민자사업에서 호반건설그룹과 관련된 특혜 논란의 압권은 지난해부터 추진한 민간공원 특례사업 2단계 사업이다. 호반건설은 ‘역전극’을 펼쳐 사업권을 거머쥐었다. 광주시가 규정을 어기면서까지 호반건설을 밀어줬다는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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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는 ‘이의 제기 불가’ 규정을 무시하고 특정감사를 통해 결정을 번복했을 뿐만 아니라 사업자를 선정하는 제안심사위원회의 권한을 무시하고 자의적으로 호반건설의 경쟁업체인 금호산업에 추가로 감점을 줬다. 이 과정에서 정종제 행정부시장은 호반건설그룹 계열사인 광주방송(KBC) 보도국장과 면담한 것으로 확인됐다.

19일 광주시와 광주지검 등에 따르면 광주시는 지난해 11월 9일 광주시 민간공원 특례사업 2단계 사업부지 7곳 중 중앙공원 2지구에 대해 공모를 통해 금호산업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그러나 돌연 금호산업만을 대상으로 한 특정감사가 진행됐고, 12월 19일 금호산업에서 호반건설로 선정 업체가 변경됐다.

‘광주시 민간공원 특례사업 제안요청서(2단계)’ 19조 1항에 따르면 “심의 과정은 공개와 비공개를 병행하고 평가 내용 등에 대해 공개하지 않으며 심사 결과에 대해 사업신청자는 이의를 제기할 수 없다”고 규정돼 있다. 그런데도 광주시는 이의가 제기됐다며 돌연 특정감사에 착수했다. 광주시는 호반건설이 이의를 제기한 것은 아니라면서도 이의 제기 때문에 감사에 착수한 사실은 인정했다. 광주시는 지난해 12월 13일 보도자료를 통해 “민간공원 사업 선정 과정의 객관성에 대한 이의가 제기되면서 즉시 철저한 조사를 통해 사실관계를 확인하고자 감사위원회 감사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정 부시장은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호반 측 이의 제기는 없었지만 감사위원회에서 ‘항간에 금호산업 선정 과정에 문제가 많다더라’라는 말이 나와 먼저 문제를 제기했다”며 “사업자 선정 과정의 공정성 문제를 들여다보기 위해 여론을 고려한 독자적 판단이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윤영렬 감사위원장은 “공고문에 이의 제기를 할 수 없다고 규정된 것은 맞지만 법적 효력은 없다”면서 “이의 제기가 들어오면 다시 검토하지 않을 수 없다”고 해명했다.

당시 호반건설그룹 계열사 간부가 광주시 고위 공무원에게 평가 결과 보고서를 인용하며 ‘불공정하다’고 이의를 제기했다는 의혹이 불거지기도 했다. 공개할 수 없는 평가 결과 보고서가 유출됐다는 것이다. 하지만 광주시 자체 감사에서는 국장급 공무원이 휴대전화로 평가 결과 보고서를 촬영해 광주시의원에게 건넨 정황만 확인됐다.

특히 정 부시장은 사업자가 번복되는 과정에서 호반건설그룹 계열사인 KBC 임형주 보도국장과 면담해 논란을 키웠다. 면담 과정에서 임 국장이 영향을 미치거나 이의를 제기했다는 의혹도 나온다. 정 부시장은 이에 대해 “임 국장이 광주 대표 음식을 선정하는 위원회 참석차 광주시청에 들어왔길래 만난 것은 사실이나 감사 착수와는 무관하다”고 해명했다. 임 국장과 민간공원 이야기를 나눴느냐는 질문에는 “기억나지 않는다”며 “검찰 조사 등이 진행 중이어서 언급하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답했다.

이경희 광주환경운동연합 정책실장은 “중앙공원 2지구 사업은 수익이 1지구의 약 10%에 불과한 40억원 정도로 추정되는 미미한 사업”이라며 “광주에서 라이벌로 꼽히는 금호산업이 선정되자 호반이 자존심이 상해 감정적으로 대응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광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광주 경실련)은 이 같은 일련의 과정은 내부 평가자료가 빼돌려졌기 때문이라고 의심하고 광주시 이모 국장을 공무상 비밀누설 등 혐의로 광주지검에 고발했다. 광주지검 형사1부(부장 이정훈)는 사건을 수사과로 내려보냈고, 수사과는 피고발인 조사까지 마친 상태다. 문건 유출과 사업자 선정 번복에 대해서는 검찰 조사와 함께 감사원 감사도 진행되고 있다.

광주시의 미심쩍은 특정감사 결정 이후에도 ‘호반건설 밀어주기’로 의심되는 정황은 계속됐다. 금호산업과 호반건설의 제안서 평가점수는 고작 0.7점밖에 차이가 나지 않았기 때문에 1점 감점으로도 순위가 뒤바뀌는 상황에서 광주시는 금호산업만 추가로 감점하는 특정감사 결과를 내놓았다. 전문가들로 구성돼 감점 여부를 최종 결정하는 제안심사위원회에서는 “부당하고 객관성이 없는 감점”이라며 “금호산업 한 군데에 대해서만 이뤄진 특정감사였기 때문에 호반건설과 비교해 불공평한 측면이 크다”는 비판이 나왔지만 광주시는 제안심사위 권한을 위임받으면서까지 감점안을 강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민간공원 특례사업은 각 기업의 제안서를 토대로 계량평가(50점) 및 비계량평가(50점)와 함께 가감점 요소를 합산해 최종 점수를 매긴다. 계량평가는 담당 부서에서 ▲재무구조·경영상태 ▲사업시행의 안정성 ▲사업실적 및 참여 전문 인력 ▲입찰 참가자격 제한 등 징계 여부▲비공원시설의 규모 ▲공원조성계획 등의 요소를 채점한다. 비계량평가는 제안심사위원회 등이 사업 목표의 적절성, 계획의 현실성, 기대효과 등 비정량 요소에 대해 점수를 매긴다.

특정감사 결과 금호산업은 ‘업체명기 및 유사표기’ 영역에서 기존 2점 감점에서 추가로 3점이 감점됐다. 계획서에는 기업명을 명시할 수 없고, 특정 기업을 추측할 수 있는 표현이 들어 있으면 감점된다. 당초 금호산업은 2군데 업체 표기가 발견돼 2점 감점을 당했으나, 광주시 특정감사 결과 ‘타이어’, ‘항공’ 등을 병기했다는 이유로 추가로 감점을 받았다.

광주시의 감점안 강행과 관련, 당시 제안심사위에 참여했던 한 위원은 “처음부터 시에서 금호산업을 감점하는 내용의 특정감사 결과를 들고 왔다”면서 “제안요청서에 ‘금호산업’을 추정할 수 있는 유사표기가 많았다는 것이 골자인데, 객관성이 떨어지는 감사라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정 부시장이 계속 감점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결론이 나지 않자 ‘기준을 정하기 애매하고 어려우니 집행부(시)에 일임해 달라’고 요구해 결국 받아들여졌다”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광주시가 주장했던 감점안은 그대로 통과됐고, 금호산업은 2순위로 밀려났다.

권한이 없는데도 정 부시장이 제안심사위 회의를 적극적으로 주재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제안심사위 위원장을 별도로 뽑지 못했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다. 또 다른 위원은 “정 부시장도 제안심사위 회의에선 간사에 불과할 뿐 그 이상의 권한은 없다”며 “도중에 갑자기 앞으로 나와 회의를 이끌어 나가면서 결국 광주시가 원하는 방향으로 흘러갔다”고 밝혔다. 이어 “정 부시장도 나중에 ‘본인이 너무 과했다’고 인정하더라”고 말했다.

광주시는 재평가를 통해 호반건설로 사업자를 변경한 이후 공원녹지과장 등 실무책임자 2명을 최초 부실 평가에 대한 책임을 물어 징계 조치했다. 이와 관련해서도 “호반 때문에 애먼 공무원들만 희생양이 됐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특별취재팀 hobanjeb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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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8-20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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