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언론 사유땐 인허가 도구 악용… 대주주 적격성 따져볼 때”

입력 : ㅣ 수정 : 2019-08-16 0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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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인 경실련 정책위원장이 본 ‘호반 포클레인 저널리즘’의 위험성
박상인(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정책위원장이 15일 서울대 연구실에서 가진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언론사 대주주 적격성 심사’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박 위원장은 “정경유착 문제를 생각하면 재벌기업과 지역 토착기업 등 자본으로부터 언론사의 독립성이 필요한 시점”이라면서 “언론사도 금융사처럼 대주주 적격성 문제를 고려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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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상인(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정책위원장이 15일 서울대 연구실에서 가진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언론사 대주주 적격성 심사’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박 위원장은 “정경유착 문제를 생각하면 재벌기업과 지역 토착기업 등 자본으로부터 언론사의 독립성이 필요한 시점”이라면서 “언론사도 금융사처럼 대주주 적격성 문제를 고려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특별취재팀

지역 정치인·정부 등 정경유착 도구 우려
공공재인 언론 대주주 적격성 심사 필요
부적절 대주주 언론 독립성 훼손 방지를
사회 물의·범죄 경력자 걸러낼 장치 필수
발행·편집인처럼 대주주 제한 규정 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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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건설사의 언론사 인수가 횡행하면서 언론계에서는 조롱 섞인 ‘포클레인 저널리즘’이라는 신조어까지 나왔다. 광주방송(KBC) 사례처럼 ‘언론 사유화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공공재(財)인 언론의 대주주 적격성 검증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비슷한 맥락에서다. 호반건설이 지난 6월 포스코 보유 서울신문 주식(19.4%) 전량을 인수해 서울신문의 3대주주가 된 이후 서울신문과 함께 호반건설이 과연 언론사 대주주로서 적합한지 검증하고 있는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의 박상인(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 정책위원장은 15일 “이제 언론사 대주주의 적격성을 논의해 볼 만한 시점이 됐다”고 강조했다.

-건설사의 언론사 인수를 우려하는 이유는.

“건설사는 택지 인허가 등 정관계와 얽힌 사안이 많다. 그런데 언론사를 갖고 있으면 단순히 대주주 비리에 눈을 감는 소극적 의미를 넘어 지역 정치인이나 정부에 상당한 압력을 행사하는 도구로 ‘악용’될 수 있다. 전국 단위로 확대되면 훨씬 더 큰 문제가 일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기존에는 언론의 독립성 보호라는 차원에서 대주주 적격성을 따지지 않았지만 오히려 지금은 그런 자유가 누구든 들어올 수 있게 만들어 공정성을 취약하게 만드는 데 활용되고 있는 면이 있다. 우리 사회에서 언론사 대주주의 적격성 문제를 논의해 볼 만한 시점이 된 것이다.”

-언론사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금융기관만큼 강화하면 ‘기업은 언론사를 인수할 수 없나’라는 반발에 직면할 수도 있는데.

“대주주 견제 장치를 여러 각도에서 고려해야 한다. 첫째 적격성 심사를 할 때 가능하면 ‘준칙주의’를 적용해야 한다. 즉 금융사 대주주 심사 때 고려되는 ‘사회적 신용을 갖춘 경우’처럼 해석의 여지가 많거나 추상적인 표현은 가급적 배제해야 한다. 또 실정법이나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인사들을 정확히 항목을 정해 걸러내야 한다. 그래서 부적절한 대주주들이 언론이라는 공익적 사업에서 지배력을 갖는 것을 막아야 한다.”

-언론사는 편집권 독립이 중요한데 대주주가 인사권을 장악하고 있어 지켜내기가 쉽지 않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되는데.

“대주주가 영향력을 갖는 기업 등은 언론과 이해상충이 될 수 있는 부분에서 특정한 공시를 하게 하는 방법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예컨대 광주방송의 대주주인 호반건설이 광주에서 어떤 사업에 참여하면 언론의 독립성과 연관이 있을 수 있기에 경영적인 의무공시 외에도 추가로 공시를 하게 하는 것이다. 이런 공시가 강화되면 광주방송이 이 사업과 관련해 어떻게 보도했는지를 평가해 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편집 독립성을 보장할 수 있게 편집국장 등 주요 직책의 임면동의권을 사원들에게 주는 것이다. 이러면 언론의 독립성이 어느 정도 보장될 수 있고, 구성원들 스스로 독립성을 유지할 수 있는 힘도 기를 수 있다.”

-대주주가 대리인을 내세우고 자신은 뒤로 빠질 경우에는 어떻게 하나.

“현재 신문법에 규정돼 있는 발행인과 편집인 제한 규정에 대주주를 포함하는 것도 방법이다. 금융기관 관련 법률만 하더라도 대주주의 사회적 신용을 강조한다. 공공성 강한 언론도 최소한 편집인, 발행인과 동등한 현행법 수준에서 대주주를 들여다보는 과정이 필요해진 시점이다. 예컨대 범죄 경력이 있으면 대주주가 못 되도록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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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취재팀 hobanjebo@seoul.co.kr
2019-08-16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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