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대주주 자격 법률 규정… 신문은 全無

입력 : ㅣ 수정 : 2019-08-16 0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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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소리 커지는 ‘언론사 주인 자격 심사’
금융사, 출자능력·당국 허가 등 조항 촘촘
신문법은 자산 규모 외엔 제한 규정 없어
“심사 도입해 기업 이익집단 변질 막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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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언론사에도 금융회사와 같은 대주주 적격성 심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금융 자산을 다루는 금융사의 주인은 도덕적·법적으로 하자가 있어서는 안 되기에 당국이 대주주 적격성을 꼼꼼히 살피고 있는데 언론사 역시 ‘주인 자격’을 면밀히 점검해야 한다는 것이다. 공공재(財)인 언론은 권력과 자본으로부터 독립성을 지켜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목소리가 나오게 된 것은 최근 잇따르고 있는 건설사들의 언론사 인수와 무관하지 않다. 특히 이미 광주방송(KBC)을 보유한 호반건설그룹의 경우, 지난 6월 포스코가 보유한 서울신문 지분 전량(19.4%)을 인수해 서울신문의 3대주주가 됐고, ‘신문 경영’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밝히는 점으로 볼 때 1대주주까지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문제는 ‘언론 사유화 우려’가 현실화됐다는 데 있다. 비단 KBC뿐 아니라 최근 몇 년 새 건설사들에 인수된 언론사들도 사정은 대부분 비슷하다. 기자협회보는 지난달 건설사의 잇단 언론사 인수를 집중 보도하며 “소유구조가 실제 보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대 시장과정부연구센터 김주현 박사는 15일 “경제력 집중이 심화되고 정경유착의 폐해가 심각한 상황에서 대기업의 그릇된 행태에 대한 언론의 감시·비판이 중요한데 건설사들이 언론사를 인수하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이런 언론의 역할이 후퇴할 우려가 커지고 있다”면서 “금융사 대주주 적격성 심사와 유사한 절차를 언론사에도 도입하는 방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과 서울대 시장과정부연구센터에 따르면 현행 신문법에는 언론사 대주주 적격성 관련 조항이 없다. 발행인이나 편집인은 특정한 범죄로 실형을 선고받았을 경우 자격을 제한하는데 대주주는 자격 규정이 없다. 그나마 신문법에서 자산 규모 10조원 이상 대기업은 일간신문 지분을 50% 넘게 가질 수 없도록 했지만 호반건설과 같은 자산 규모 5조~10조원 사이의 대기업은 이런 제한에서도 제외된다.

반면 현행 은행법과 자본시장법, 상호은행저축법, 보험업법 등에는 대주주 적격성 관련 조항이 있다. 대주주의 출자 능력, 건전한 재무상태뿐만 아니라 ‘사회적 신용을 갖출 것’, ‘건전한 경제질서를 해친 사실이 없을 것’을 법률로 규정하고, 금융사 대주주가 되려면 금융위원회의 인허가를 받도록 했다. 금융사범으로 형사소송이 진행 중이거나 조사를 받으면 금융위의 대주주 적격 심사가 중단되고, 벌금형 이상의 형사 처벌이 확정되면 대주주로 인가받지 못한다. 실제 최근 적격성 문제에 걸려 한 대기업이 인터넷전문은행의 최대주주가 되지 못한 사례도 있다.

경제개혁연구소 김우찬(고려대 교수) 소장은 “지금도 대기업이 대주주인 언론사들은 재벌 관련 이익집단으로 행동해 문제가 크다”면서 “언론사도 이제 대주주 적격성 심사 제도를 도입할 당위성이 있고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으로 할지 고민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특별취재팀 hobanjebo@seoul.co.kr
2019-08-16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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