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나이 기준 35~45세 제각각… 정당들 말뿐인 ‘청년 정치’

청년 나이 기준 35~45세 제각각… 정당들 말뿐인 ‘청년 정치’

명희진 기자
명희진 기자
입력 2018-02-26 22:48
수정 2018-02-27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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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적 해법 대신 “젊은피 수혈”

“30대에 입문한 기성 정치인이 40대 청년 출마자에게 ‘아직 이르다’고 충고하는 말을 듣고 사다리 걷어차기가 생각났죠. 돈부터 모아 정치에 입문하는 사람들만으로는 우리 정치에 다양한 사회적 가치를 심기 힘듭니다.”- 장경태(35) 더불어민주당 전국청년위원회 수석 부위원장

“기성 정치권은 50·60세대에 유리하게 조성된 게 사실이죠. 청년 정치인이 정치권 안으로 진입하는 것 자체도 어렵지만 선출된 이후 청년 정치인으로서 버텨 내기도 쉽지 않은 게 현실입니다.” - 이윤정(30·경기 광명시의회 의원) 자유한국당 대학생위원회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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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 50~60대 기성 정치인 유리

6·13지방선거를 앞둔 정치권이 또다시 ‘청년 정치’ 카드를 꺼내 들었다. 청년 정치인을 우대(?)해 노후한 정치권에 젊은피를 수혈하겠다는 것이다. ‘청년 정치’ 저변 확대는 선거 철마다 묘수마냥 등장해 왔다. 신예 정치인이 ‘OOO 키즈’ 꼬리표를 달고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러나 선거 끝에는 거짓말처럼 사라졌던 것도 ‘청년 정치’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청년 정치가 ‘레토릭’이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정당별 청년 정치인의 ‘생물학적 나이’를 놓고도 말들이 많다. 26일 기준으로 민주당과 한국당의 청년 기준은 만 45세 미만, 정의당은 만 35세다. 바른미래당은 만 39세를 기준으로 뒀다. 1980~90년대 민주평화당, 새정치국민회의 등이 이해찬 의원, 김민석 민주연구원장,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 등 이른바 386세대를 ‘젊은피 수혈’ 대상으로 삼았을 때를 기준으로 하면 현재 정당의 청년 정치인의 기준이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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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준은 당별 핵심 지지 연령층과 관련이 깊다. 정의당의 청년 기준 연령이 낮은 건 정의당 지지층이 상대적으로 젊다는 것을 의미한다. 인적 자원 역시 젊은 층이 넓기 마련이다. 한국당은 그에 비해 지지층 연령이 높다. 홍준표 한국당 대표는 고령화 시대를 고려하면 청년 기준을 ‘50세’에 둬야 한다고도 주장한다.

실제 청년 정치인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이윤정 위원장은 “청년 연령 기준이 국민 공감대를 형성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지역 특수성도 있겠지만 지역 내 연령별 분포 통계를 기초로 해 권역별 청년 나이에 차등을 둔다든지 지역 특수성을 고려한 맞춤형 전략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혜연(29) 정의당 부대표는 “정의당에서는 청년 기준을 오래전에 39세에서 35세로 낮췄다”면서 “각 정당은 기준 나이가 이해관계에 따라서 달라지는데 정의당은 이해관계가 아니라 상식적 수준에서 청년 리더라면 만 35세 정도가 적절하다는 데 합의를 이뤘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청년층 자체가 정치에 관심이 없다 보니 청년 정치인 나이 기준을 높일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있다. 2014년 6·4지방선거 등록후보의 평균 연령은 52.9세다. 광역의원 당선자 가운데 40세 미만은 전체 789명 가운데 20명에 불과한 게 현실이다.

한국당은 지난달 31일 청년에게 후보 경선 득표수의 20%를 가산점으로 부여하기로 했다. 정의당도 지난 4일 청년에게 경선 득표수의 최고 60%를 가산점으로 주기로 했다. 정치권은 청년 인센티브를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박상병 정치 평론가는 “청년의 정치 참여가 시급히 강화돼야 한다는 측면에서 청년층의 정치 참여를 독려하고자 인센티브를 주는 건 바람직하다”고 평가했다.

다만 “청년 정치를 가로막는 구조적인 문제를 외면한 채 당 이미지 쇄신을 목적으로 ‘청년 이미지’를 부각하는 데만 그친다면 오히려 청년 정치를 가로막는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청년 정치인을 흥행 카드만이 아니라 당과 정치권에 제대로 뿌리 내릴 수 있는 인적 자산으로 키우려는 노력을 수반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특히 ‘자금’ 문제에 대해서도 기성 정치권의 배려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각 당이 청년 정치인 우대 정책으로 내놓은 가산점 제도에는 정작 돈에 대한 고민이 빠져 있다.

●생계형 정치인 되면 가치 있는 일 못해

이 위원장은 “공식 선거일 이전에 사용되는 선거 자금은 보전받지 못한다”면서 “당내 경선 등의 경제적 부담을 덜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장 부위원장도 “정치활동은 생업을 뿌리치고 전념해야 하는데 정작 정치의 영역에서 돈을 버는 일은 매우 한정적”이라며 “생계형 정치인이 되다 보면 닥치는 일을 더 많이 하게 돼 정작 가치 있는 일을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털어놨다.

청년 정치인을 바라보는 고정관념도 걸림돌이다. 정 부대표는 “청년 정치인에게 으레 청년 의제만 기대하는데, 청년 정치는 청년의 시대정신을 통해 사회 전체 문제를 대변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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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유미 기자 seoym97@seoul.co.kr
2018-02-27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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