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성남시장의 판교 철거민 충돌사건 관련 영상이 온라인에서 확산되고 있다. 유튜브 영상 캡처.
지난 2011년 이덕수 성남시의회 새누리당(당시 한나라당) 의원은 본회의에서 “11월 성남을 만천하에 망신시킨 판교 철거민 집단폭행이라는 불행한 뉴스가 있었다”면서 “이분들 행동에 불법적인 사항이 있다면 추호도 대변할 생각이 없다. 그러나 실체적 진실이 뭔지 생각해 봐야 한다“며 한 동영상을 공개했다.
해당 영상에는 판교철거민단체가 2011년 11월 12일 오후 성남시청 광장에서 열린 행사에서 이 시장에게 항의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상황은 금세 아수라장으로 변한다. 이중 한 철거민이 고성과 함께 이 시장에게 밀착했고, 이 시장 또한 언성을 높였다.
영상 속 이 시장은 “하루에 10시간씩 시끄럽게 뭐하는 짓이냐”면서 “폭력을 행사하면 어떻게 하겠다는 거냐. 어디서 범죄행위를 하고 있어. 여기 사람들 다 잡아가라 그래. 현행범이니까”라며 목소리를 높인 뒤 보좌관으로 추정되는 사람들과 함께 자리를 피했다.
철거민의 폭행으로 손 등에 부상을 입은 이 시장은 이후 깁스를 한 모습으로 한 매체와 인터뷰해 “‘시민의 주권을 찾겠다’고 나선 시장에게 폭력을 휘둘렀다고 생각하니 솔직히 당혹스러웠다”는 심경을 전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이 의원은 “화면 어디에 판교 철거민들의 집단 폭행 장면이 있느냐”면서 “철거민으로 추정되는 한 분이 이 시장에게 다가가고 몸을 밀착하는 과정에서 오히려 이 시장의 손이 이 분의 얼굴을 때리고 서로 엉켜있는 모습이 보인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공무원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달려들어 떼어놓는 모습으로 보이는데 이게 어떻게 집단폭행으로 둔갑하느냐”며 “인권 변호사를 자처한 시장 입에서 나오는 말들은 또 어떤가”라고 영상 속 이 시장의 모습을 비판했다.
이 의원이 ‘경찰 불러’, ‘다 구속시키도록 해’, ‘현행범이니까’, ‘다 체포해’ 등 당시 이 시장의 발언을 큰 소리로 내지르자 이를 듣고 있던 이 시장 역시 “너 무고죄다. 말 똑바로 하라”며 반발했다.
이후 성남시는 기자회견을 열고 “이덕수 의원은 철거민에게 집단폭행 당한 이재명 성남시장을 철거민 폭행 가해자로 둔갑시켰다”면서 “시민들에게 생중계되는 본회의장에서, 달려드는 철거민을 피하기 위해 시장이 오른손으로 뿌리치는 동영상 장면 중 일부만 교묘히 편집했다”고 밝혔다.
이어 “시장이 철거민을 폭행하고, 다치지도 않는 손을 깁스하고 철거민을 가해자로 둔갑시켰다고 허위주장을 했다”며 이 의원에 공개사과와 의원직 사퇴를, 성남시의회에 이 의원에 대한 제명 등 중징계절차에 착수할 것을 요구했다.
김서연 기자 w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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