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천성 멜라닌 세포모반은 출생 시에 보통 갈색 반점의 형태로 나타나지만 처음에는 안보이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색깔을 띠게 되는 경우도 있다. 평범한 점과 비슷한 모양을 하고 있지만 크기가 일반점보다 크고, 굵은 털이 자랄 수 있다는 점에서 구별된다. 이때 털은 처음부터 나 있는 경우도 있지만 시간 경과에 따라 점의 색깔도 진해지고 두꺼워지면서 동시에 털이 점점 굵게 자라나는 경우가 더 많다. 신생아의 약 1% 정도에서 발견된다. 피부의 어느 부위에도 생길 수 있기 때문에 눈이나 코, 뺨에 생기면 심각한 외모 콤플렉스 요인이 될 수 있다.
선천성 멜라닌 세포모반은 선천적으로 타고나는 것이지만 유전은 아니다. 또한 모반 자체가 있다고 해서 내부 장기의 이상이나 기형이 있는 것도 아니다. 단, 모반의 크기가 20cm 이상일 경우 ‘거대 멜라닌 세포모반’에 속하는데, 이는 주의 깊은 관찰이 필요하다. 악성 흑색종 등으로 발전할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치료가 늦어지면 상당히 넓은 범위의 피부를 도려내거나 신체 일부를 희생시켜야 하는 일이 발생하기도 한다. 또한, 악성 종양이 아니라도 내부에 모반세포가 생기면서 기형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검사를 통해 정확한 상태를 알아보는 것이 필요하다.
피부과 전문의 정승용원장(종로 에스앤유피부과)은 “대표적인 치료법으로는 외과적 수술이 있다. 생긴 지 일정시간이 지난 선천성 멜라닌 세포모반은 그 모반 세포의 깊이가 상당히 깊기 때문에 레이저나 박피치료로는 효과를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게다가 한 번에 제거할 수 있는 크기에 한계가 있어 부분적으로 제거를 한 후에 2차, 3차 수술을 통해 단계적으로 점을 없애게 된다.”고 조언했다.
수술은 보통 6개월에서 12개월 이상의 시간을 두고 이루어지는데, 이는 피부유연성 회복을 위해서다. 수술 횟수가 부담스럽긴 하지만 가장 중요한 사안인 흉터, 즉 최종적으로 가장 자국을 적게 남길 수 있는 방법이 단계적 수술방법이다. 이 외에 피부 확장기를 이용한 수술이나 피부이식이 있으며, 냉동요법은 흉터가 남는 등 부작용이 있어 잘 쓰이지 않고 있다고 한다.
레이저박피술은 출생 후 4주 이내에 시술하는 경우 일부에서 효과를 볼 수 있다. 아직 모반세포가 피부 깊은 곳까지 도달하지 않은 상태라 아주 깊게 깎지 않고도 점 세포를 상당부분 제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점점 점 세포가 깊어지기는 하지만 만 1세까지는 꽤 좋은 결과를 보이기도 한다. 성인이 레이저 박피를 하는 경우 수술로 제거하기 어려울 때, 즉 부위가 너무 크거나 해부학적으로 수술이 어려운 부위인 경우에 시도하게 된다. 이때는 어느 정도 흉조직이 남을 수 있으며, 모반세포가 깊은 곳까지 있는 경우에는 반복시술이 필요하다. 주로 어비움야그레이저와 이산화탄소레이저를 사용하여 시술하게 된다.
정승용원장은 “보통 흑색종의 위험은 거대 멜라닌 세포모반에 집중되어 있으나 드물게 그보다 작은 멜라닌 세포모반에서도 흑색종으로 발전하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100%의 안전을 기하기 위해서는 작은 크기의 선천성 멜라닌 세포모반도 가볍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면서 “크기가 커지기 전 제거하는 것이 가장 좋기 때문에 부모들은 소아의 몸에 난 점을 주의 깊게 관찰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메디서울 김수철기자(webmaster@med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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