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과학 관통하는 神 창조주를 탐구하다

역사·과학 관통하는 神 창조주를 탐구하다

입력 2010-12-11 00:00
수정 2010-12-11 0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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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문명을 읽는 코드, 신】김용규 지음 휴머니스트 펴냄

‘서양문명을 읽는 코드, 신’(휴머니스트 펴냄)은 독자를 두번 놀라게 한다. 책장을 넘기기 전 800쪽을 넘는 방대한 분량에 놀라고, 책장을 넘기면 이런 종류의 책에서 기대하기 힘든 구어체 문장과 상대적으로 쉬운 설명에 놀란다. 만만치 않은 내용을 만만하게 읽도록 만드는 내공은 흔치 않은 미덕이다.

‘철학카페에서 문학읽기’ ‘알도와 떠나는 사원’ 등의 저서를 낸 철학자 김용규의 역작이다. 독일 프라이부르크대학과 튀빙겐대학에서 철학과 신학을 공부한 저자는 철학자의 눈으로 영화, 신학, 문학 등을 해석하고 창작하는 작업을 꾸준히 해 오고 있다.

책은 서양문명을 이해하는 데 가장 핵심적인 개념인 기독교의 신을 다방면에서 다층적으로 탐구한다. 우리가 당면한 현대문명과 사회의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려면 서양문명의 심층을 파악해야 한다는 전제에서다. 저자는 서양인들조차 자신들 문명의 근간인 신에 대해 심한 편견과 왜곡된 개념을 갖고 있다고 지적한다. 가령 스티븐 호킹, 리처드 도킨스, 에드워드 윌슨 같은 저명한 자연과학자들은 그들 각자의 전문 분야에서의 편견과 왜곡을 토대로 무신론을 주장한다는 것이다.

책은 크게 다섯 가지 주제로 구성됐다. 1부 ‘신이란 무엇인가’에서는 신론과 존재론, 서양문명에 대한 개요로 문을 연다. 2부 ‘신은 존재다’에서는 신에 대한 그리스적 존재 개념과 히브리적 존재 개념의 차이점과 이 두 가지가 종합되어 이룬 기독교적 신의 개념을 서술한다. 3부 ‘신은 창조주다’는 창조론과 빅뱅이론의 유사성과 차이점을 통해 창조의 목적과 그것이 지닌 역사적 의미를 되짚는다. 4부와 5부는 각각 ‘신은 인격적이다’, ‘신은 유일자다’를 주제로 다룬다.

저자는 신과 관련된 서양철학과 신학의 진수들을 두루 다룰 뿐 아니라 신과 연관된 고전들과 예술 작품들까지 풍부하게 설명에 활용한다. 여기에 우주론과 진화론, 그리고 자연과학자들의 신에 대한 담론 등 최근의 과학 이야기까지 종횡무진 누빈다. 3만 7000원.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2010-12-11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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