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 밖에서도 열심히 만나요” 적극·활발해진 문화예술계 ‘유튜브 소통’

“무대 밖에서도 열심히 만나요” 적극·활발해진 문화예술계 ‘유튜브 소통’

허백윤 기자
허백윤 기자
입력 2020-09-02 16:31
수정 2020-09-02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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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열음·신영숙 등 개인 유튜브 활동으로 팬들과 가까이
국립극단 ‘대좀맞’, 세종문화회관 ‘극한홍턴’ 등 인기

피아니스트 손열음이 1일 개인 유튜브 채널을 열고 지난 6월 24일 예술의전당에서 가진 리사이틀 연주 영상을 선보였다.  손열음 유튜브 화면 캡처
피아니스트 손열음이 1일 개인 유튜브 채널을 열고 지난 6월 24일 예술의전당에서 가진 리사이틀 연주 영상을 선보였다.
손열음 유튜브 화면 캡처
“다른 것은 바라지 않고 그냥 계속 좋은 음악을 들려 드리고 싶다는 생각이에요. 함께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피아니스트 손열음이 지난 1일 개인 유튜브 채널 ‘YEOL EUM SON’을 열며 남긴 말이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활동을 활발하게 해왔고 이미 유튜브에서 손열음의 연주 영상이 많지만 그가 직접 유튜브를 연 것은 처음이다. 지난 6월 24일 예술의전당에서 가진 리사이틀 가운데 슈만의 ‘어린이 정경’ 연주 영상을 한 개 올렸는데 하루도 채 안 돼 1700여명이 구독했고, 조회수가 3700회를 넘었다. 악장별로 시간을 표시해 더 쉽게 익히고 좋아하는 구간을 찾아 들을 수 있게 했다.

이날은 4일 롯데콘서트홀에서 예정됐던 바이올리니스트 클라라 주미 강과의 듀오 리사이틀을 유튜브로 무관중 생중계하기로 결정된 날이기도 하다. 손열음은 SNS를 통해 유튜브 개설 소식을 알리며 “코로나19로 지난 반년간 셀 수도 없이 많은 연주가 취소되며 여러 가지 생각을 했다”면서 “음악가와 관객이 같은 시공간을 공유할 때만 만들어지는 라이브 연주의 생명력은 그 무엇으로도 대체할 수 없겠다는 생각이 더 확고해졌다”고 했다. 이어 “비대면 음악 공유가 고유 장르로 기능하면 무대가 활짝 열렸을 때 더 많은 분들이 음악을 즐기러 오지 않을까 하는 바람을 가진다”고 덧붙였다.
뮤지컬 배우 신영숙이 유튜브 채널 ‘영숙아트홀’에서 선보인 ‘혼자하는 레베카’. 뮤지컬 ‘레베카’ 속 장면과 노래를 재미있게 연출했다.  신영숙 유튜브 화면 캡처
뮤지컬 배우 신영숙이 유튜브 채널 ‘영숙아트홀’에서 선보인 ‘혼자하는 레베카’. 뮤지컬 ‘레베카’ 속 장면과 노래를 재미있게 연출했다.
신영숙 유튜브 화면 캡처
무대가 귀해지고 관객들의 소중함을 새삼 느끼게 된 문화예술계는 ‘랜선’ 소통을 위한 고민들을 다양한 방식으로 풀어내고 있다. 공연이 취소되면서 선보인 무관중 공연 영상을 넘어서 훨씬 많은 사람들이 쉽고 재미있게 각 장르를 접하고 나눌 수 있도록 다양한 콘텐츠들을 만든다. 특히 아티스트 개인이나 국공립 예술단체들에서 한 발짝씩 틀을 깨고 무대를 기다리는 미래의 관객들에게 새롭게 다가가려는 고민들이 엿보인다.

뮤지컬 배우 신영숙은 지난 3월 말부터 유튜브 채널 ‘영숙아트홀’을 운영하고 있다. “영숙아트홀 이사장 신영숙입니다”라는 소개와 함께 다양한 뮤지컬 이야기를 전해주는데 특히 ‘혼자 하는 레베카’에서 작품 속 의상과 배경을 토대로 연기와 노래를 동시에 보여주는 코너가 많은 웃음을 줬다. ‘신영숙의 뮤직 카페’에선 뮤지컬 넘버 이외의 노래를 들려주고, ‘신디의 보라보라’에선 팬들의 사연을 소개하는 등 다채롭게 꾸몄다. 뮤지컬 배우 배다해도 지난 5월부터 개인 채널을 통해 ‘오페라의 유령’, ‘모차르트!’ 등 유명 작품들의 대표 넘버를 부르는 영상을 꾸준히 올리고 있다.
국립극단 유튜브 채널 속 ‘대사 좀 맞춰줄래?’의 장면. 위 두 사진은 ‘화전가’에 출연한 이다혜, 전국향(왼쪽부터) 배우, 아래 사진은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의 이지현, 하성광 배우. 이들과 대본에 맞춰 연기 연습을 해볼 수 있다. 국립극단 유튜브 화면 캡처
국립극단 유튜브 채널 속 ‘대사 좀 맞춰줄래?’의 장면. 위 두 사진은 ‘화전가’에 출연한 이다혜, 전국향(왼쪽부터) 배우, 아래 사진은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의 이지현, 하성광 배우. 이들과 대본에 맞춰 연기 연습을 해볼 수 있다.
국립극단 유튜브 화면 캡처
국립극단 유튜브 채널의 ‘대사 좀 맞춰줄래?’(대·좀·맞) 코너는 코로나19 때문에 공연 기간을 다 채우지 못한 연극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과 ‘화전가‘ 배우들과 대본에 따라 대사를 맞춰보는 콘셉트로 연극 팬들의 인기를 얻고 있다. 작품을 본 관객들은 무대 밖에서도 여운을 나눌 수 있고, 작품을 보지 않았더라도 바로 앞에 있는 듯한 배우들의 명연기를 가까이 보고 직접 대사를 따라해보며 연극의 묘미를 느낄 수 있다.
국립현대무용단이 지난 5~6월 유튜브 채널을 통해 선보인 온라인 홈트레이닝 ‘유연한 하루’에서 남정호(오른쪽) 예술감독과 김영란 무용수가 동작을 소개하고 있다. 국립현대무용단 유튜브 화면 캡처
국립현대무용단이 지난 5~6월 유튜브 채널을 통해 선보인 온라인 홈트레이닝 ‘유연한 하루’에서 남정호(오른쪽) 예술감독과 김영란 무용수가 동작을 소개하고 있다.
국립현대무용단 유튜브 화면 캡처
지난 5~6월 국립현대무용단 남정호 예술감독과 안영준 연습감독 등이 이어간 온라인 홈트레이닝 ‘유연한 하루’ 코너는 집에서 보내는 일상이 길어진 이들에게 즐거움과 휴식을 주기도 했다. 남 감독은 최근 온라인으로 전환된 ‘춤추는 강의실’을 통해 현대무용의 역사 등을 차근차근 소개하기도 하는데 “코로나19 때문에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영상 강의”라고 소개했다.

세종문화회관은 지난 7월 중순부터 ‘극한홍턴’이라는 코너로 웃음을 주고 있다. 홍보마케팅팀 인턴(홍턴)이 공연을 준비하는 서울시국악관현악단, 서울시오페라단, 서울시예술단 등의 산하단체들을 만나 직접 배워보는 험난한 과정을 코믹하게 다뤄 무대를 준비하는 예술가들의 땀과 노력을 알리고 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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