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진출 이끈 신춘수 오디컴퍼니 대표… 개막 이후 좌석 점유율 90% 유지 비결 공유
신춘수 오디컴퍼니 대표는 미국과 한국을 바쁘게 오가며 활동 중이다. 잠시 틈을 내 한국에 온 그를 지난 17일 서울 청담동 사무실에서 만났다.
오장환 기자
오장환 기자
개막 3주째인 지난 17일 서울 청담동 오디컴퍼니 사무실에서 만난 신 대표는 “본공연 전 프리뷰 때도 10회차 공연이 전석 매진돼 예감이 좋았지만 이 정도로 잘될 줄은 몰랐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브로드웨이는 진출하기도 힘들지만 무대를 지켜 내는 것은 더 어렵다고 한다. 신 대표는 “주간 티켓 판매액이 일정 수준에 못 미치면 극장주가 일방적으로 작품을 내리는 게 냉정한 브로드웨이의 세계”라며 “이번 시즌에 나온 뮤지컬 신작 가운데 5편이 흥행 저조로 막을 내렸다”고 전했다.
‘위대한 개츠비’는 프리뷰 공연부터 주당 매출액 100만 달러(약 13억 6000만원)를 달성해 ‘원 밀리언달러 클럽’에 입성했다. 폐막일이 정해지지 않은 오픈런 공연의 특성상 언제까지 무대에 오를지 예측하기 어렵지만 일단 11월까지로 예정했던 티켓 오픈을 내년 봄까지 연장하기로 결정하면서 롱런 가능성을 열었다. 신 대표는 “이런 추세라면 총제작비 2500만 달러를 1년 안에 회수할 수 있을 것 같다”고 기대했다.
‘위대한 개츠비’ 공연 장면. 오디컴퍼니 제공
현지 평단의 반응은 대체로 긍정적이다. 신 대표는 “‘뮤지컬에서 기대할 수 있는 모든 요소를 갖춘 작품’이라는 평가가 특히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쇼적인 부분이 강조되면서 상대적으로 원작의 문학적 깊이가 가려졌다는 비판이 나왔지만 이는 충분히 예견했던 지점이라고 한다. “워낙 뛰어난 원작인 만큼 고민이 많았다. 모든 것을 담을 수 없기에 선택과 집중이 필요했는데, 개츠비의 화려한 파티를 통해 가장 절망적인 비극을 표현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유수의 뮤지컬상 후보에 오르거나 상을 받는 등 성과도 이어지고 있다. 의상 디자이너 린다 조는 다음달 열리는 토니상 의상디자인 부문 후보에 올랐고 무대·영상디자이너 폴 테이트 드푸는 드라마 데스크상에 노미네이트됐다. 앞서 외부비평가협회상에선 의상디자인과 무대 디자인상을 받았다.
신춘수 오디오 컴퍼니 대표. 오장환 기자
신 대표는 ‘위대한 개츠비’의 성공이 한국 뮤지컬이 세계로 도약하는 발판이 되기를 희망했다. “박명성·설도윤 같은 선배 프로듀서들을 보면서 내가 꿈을 키웠듯 이제는 후배들에게 새로운 길을 보여 줘야 한다는 책임감이 크다”는 그는 “현재에 안주하지 않는 도전 정신과 경험을 적극적으로 공유하고 싶다”고 말했다.
2024-05-22 21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